아시아 선진국 가운데 한국의 물가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2년 동안 가장 많이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접국인 일본·중국 등의 물가 상승폭은 한국보다 훨씬 낮았다.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많이 뛰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국가는 이스라엘이었으며, 대륙별로는 유럽의 물가 상승 문제가 심각했다.
20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세계 44개 선진국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분기에 비해 2022년 1분기 물가가 가장 많이 뛴 곳은 이스라엘로 조사됐다. 이는 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절대 수치를 단순 비교한 것이 아니라 지난 2년간 물가상승 변화가 얼마나 컸는지를 분석한 결과다.
이스라엘의 물가상승률은 2020년 1분기 평균 0.13%에서 올 1분기 평균 3.36%로 25배 이상 급등했다. 올 1분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7%대로 2020년 1분기(2%대)와 비교하면 3배 안팎 차이에 그친다. 절대 물가지표는 미국이 높지만 실질 물가 변동은 이스라엘이 훨씬 큰 셈이다.
이스라엘에 이어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물가상승률도 20배 안팎에 달했다. 그리스는 2020년 1월 0.36%에서 올 1분기 7.44%로, 이탈리아는 같은 기간 -0.13%에서 2.06%로 각각 상승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물가상승률은 2년 사이 10배 이상 높아졌다. 덴마크와 핀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도 물가 변동이 큰 국가 상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아시아 선진국 가운데 물가상승이 가장 두드러진 나라로 집계됐다. 2020년 1분기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였지만 올 1분기 3.8%였다. 2년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실질 물가가 3.8배 뛴 셈이다. 이는 41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맞았다는 미국보다도 높은 것이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2년간 물가상승률 변동은 2배 미만 이었다. 중국은 조사 대상 국가 중 변동폭이 가장 낮았다.
퓨리서치센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37개국, 비 회원국 7개국 등의 물가를 조사해 결과를 내놨다. 전체 조사대상 44개국 중 37개국의 올 1분기 물가상승률이 2020년 1분기보다 2배 이상 높았으며, 이 중 16개국은 4배 이상에 달했다고 이 기관은 분석했다.
한편 최근 OECD는 38개 회원국 중 32개국의 4월 물가상승률이 3월보다 높아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