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가 자국 내 와인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농업부는 지난 6일 판매되지 않은 와인 재고를 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쓰는 공업용 알코올로 전환하기로 결정, 1억6000만유로(약 2170억9120만원)를 업계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이탈리아·스페인과 함께 세계 3대 '와인 강국'으로 불리지만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식당과 술집이 폐쇄되면서 와인 소비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제롬 데페 프랑스 농업경영자총연맹(FNSEA) 사무총장은 "70년 전만 해도 프랑스인들은 1년에 평균 130리터 수준의 와인을 마셨지만 요즘엔 40리터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프랑스 와인생산총연합회에 따르면 프랑스 슈퍼마켓 내 레드 와인 판매량은 지난해 15%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 판매량도 각각 약 3%, 4%씩 줄었다. 프랑스 농업부는 자국 와인 업계가 기후변화와 소비자 동향 변화 및 수출 수요 등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와인 생산업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보르도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디디에 쿠지네는 AFP에 "정부가 약속한 지원금은 (와인 업계를) 불과 몇 달 돕는 것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쿠지네를 비롯한 보르도 와인 생산업자들은 "공업용 알코올로 와인 재고를 전환하려면 최소 1만5000헥타르(150㎢)의 포도밭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1헥타르(1만㎡)당 1만유로(약 1360만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