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고배당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당초 35%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막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은 배당소득 적용 최고세율을 35%로 조정하는 내용이었다. 기존엔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따라 연 2000만원이 넘는 배당소득엔 최고세율 45%가 적용됐다. 세율을 낮춰 배당을 늘리고 증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는 등 증시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재명 정부의 공약인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해 배당소득 최고세율을 25%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민주당 내에서 이소영 의원을 필두로 급부상했다. 25%인 대주주 양도소득세율과 맞춰야 대주주가 지분 매각보다 배당을 선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도 최고 35% 세율을 적용하는 기존 정부안의 조정 가능성을 직접 시사했다. 결국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추가 인하하자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한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은 "연이은 정부의 조세제도 개편이 주가 상승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며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증시로 유도한다는 국정기조를 감안할 때 이소영 의원 안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다른 핵심 의원은 "조세제도는 한 가지만 놓고 봐선 안 되고 전체를 놓고 봐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감세를 정상화하는 취지는 살리되 증시에 영향이 큰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좀 조정하고 가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런데 당정은 세율을 25%로 인하한다고 못 박지 않았다. 대신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할 수 있게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의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만 밝혔다.
여당 내 일부 강경파들의 반대 의견 때문이었다. 한 중진의원은 "정부안이 이미 나왔는데 시급한 법 개정안들을 놔두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만 다시 조정한다면 부자감세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며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다른 세법 개정에도 힘이 빠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진은 "부자감세 프레임에 빠지지 않더라도 지금 추진 중인 수단들로 증시를 충분히 부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세율이 인하되더라도 여당 내 논의 과정 때문에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대상이 되는 고배당 기업의 요건을 세부 조정하거나 세율 적용 구간을 더 촘촘하게 나누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여권 내 엇박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8월 상장주식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려다 원안으로 회귀했던 때나 10.15 대책 직후 부동산 보유세 인상론이 제기됐을 때도 여권 내 의견차가 드러났다.
그러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추가 인하에 대해선 여당 내 소수 의원만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처럼 여권 내 갈등이 크게 불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가 아닌 25%로 설정할 경우 세수 감소분에 대해 "배당 활성화로 (세수가) 증액되는 부분까지 감안하면 2000억원이 안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