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연방정부 폐쇄(셧다운)를 위한 합의안이 첫 관문인 '절차 표결'에서 찬성 60표로 통과되면서 이번 주 양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40일간 지속된 역대 최장 셧다운이 종결 수순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 상원은 아직 최종안에 대한 표결을 남겨두고 있다. 9월 말 이후 공화당 지도부가 막았던 하원을 재개해 수정 없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해야 한다. 결국 법안이 법률로 제정되려면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해서 잡음 없이 진행된다 해도 셧다운이 끝나기까지 추가로 며칠이 걸린다.
상원 통과가 곧 하원 통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만료되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을 포함하지 않는 어떠한 합의에도 반대 입장을 밝혀왔는데 이 법안이 임시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공화당은 12월 중순까지 저렴한 의료법 세액공제를 갱신하는 법안에 대해 투표하기로 약속했다.
하원 민주당 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하원에서 공화당 법안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셧다운 종료까지 추가 진통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민주당도 당내 8명이 돌아선 마당에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실익이 없이 셧다운의 책임을 뒤집어쓰기보다는 예산안 통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양당 합의안에는 셧다운 기간 자리를 떠나있던 연방정부 직원들의 복귀를 보장하고 예산안 처리 시한을 11월21일에서 1월 말로 늦추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이번 셧다운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의 35일의 폐쇄 기간을 넘어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정부 폐쇄로 기록됐다. 민주당은 올해 임시 예산안을 차단하기 위해 14차례나 투표했다. 공화당은 9월 19일 이후 하원을 개방하지 않고, 민주당의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지출 요구를 묵살했다.
셧다운 기간 백악관은 정부 직원을 대량 해고하고 60만명의 연방 직원에게 휴직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식품 배급권 혜택을 지급하라는 법원 명령을 거부하며 압력을 가중하기도 했다. 성수기인 추수감사절 여행 시즌이 다가오자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항공사에 항공편 취소를 명령했고 이는 여행업계는 물론 여행객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벼랑끝 전략은 상당수의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압력에 굴복하는데 큰 효과를 발휘했다. 결국 민주당이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초당파 상원의원들 간 예산안 논의가 가속화되며 이번 합의안이 마련됐다.
미 의회가 12월 말 만료되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지는 불확실하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연장에 반대하며 대신 오바마케어 교환 제도와 경쟁하기 위한 단기 건강보험 플랜을 확대하고 낙태 관련 제한 조치를 부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셧다운 여파로 미국 경제는 매주 약 15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의회예산처(CBO)는 셧다운으로 인해 11월 중순까지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연간 분기별 성장률이 1.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