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시대 선거문화 어떻게 바꿀까[투데이窓/김헌식]

산업화 시대 선거문화 어떻게 바꿀까[투데이窓/김헌식]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2026.06.02 02:00

환경 오염 유발 공보물·현수막 여전
유세차량 소음공해 전투기보다 심해
AI 활용한 선거홍보 콘텐츠 허용해야

문화란 바람직한 이상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단순히 일시적 유행이나 트렌드와 다른 데 이미 가치 판단을 통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신념이 내재되어서다. 문화도 시대적 상황과 여건에 따라 변화해야 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문화적 고립이나, 문화지체다. 선거 문화는 선거에 관한 일련의 문화적인 현상만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는 양태를 포괄한다.

특히 선거 홍보 문화에서 항상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은 것들이 있다. 이번 제9회 동시 지방 선거와 재보궐 선거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환경 이슈를 꼽을 만하다. 이는 가치 프레임의 변화와 지향에서 문화적 관점을 볼 수 있다. 유권자의 선택을 위해 배포되는 공보물은 여전히 지적의 대상이었다. 많은 유권자들이 온라인 검색이나 정보를 통해 후보자를 선택한다. 더구나 여러 설문조사를 봐도 공보물을 봐도 면밀하게 살피는 경우는 적다. 예산이 막대하게 투여되지만 정보 제공 효과도 적고, 막대한 환경오염의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이런 공보물을 온라인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고령층이나 장애 유권자에 대한 배려와 권리 보장이라는 점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수막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 특히 건물 전체에 내걸리는 현수막의 경우 따로 제한이 없고, 재활용도 거의 되지 않고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연소되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일부 시민 단체에서 현수막을 활용해 마대 자루를 제작하겠다는 제안을 각 후보에게 제안했으나 참여가 저조했는데 리사이클링 문화에 대한 정치적 의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환경에 관한 후보들의 의식도 그렇지만 정당 차원에서 제고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온라인 현수막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으니 비용 문제가 있어 이런 점을 전향적으로 적용해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거리에는 유세차량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변함없는 선거 운동 방식이다. 여기에 선거 로고송도 여전히 거리에 울려 퍼진다. 사운드를 활용한 고전적인 선거 운동 방식이지만, 많은 시민들에게 소음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흥겨운 트롯 가요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혐오감을 줄 수도 있다. 전투기 소음보다 강한 소음은 문제다. 중요한 것은 저관여 유권자를 선거에 유입시키는 것인데 이런 기존 유세차나 로고송 방식의 선거 운동이 적합한지 의문이다. 지지층의 확인과 세몰이에 불과하다면 선거 문화의 진일보를 위해 부정적이니 획일적이지 않은 다양성이 중요하다.

대체로 구도, 이슈, 인물이 후보자 선택의 변수라는 말이 있다. 한편 유권자들은 밸런스를 통해 후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슈나 인물은 보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선거 홍보 수단은 덜 유용할 수 있다. 이미 선택을 미리 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정한 유권자 보다는 그렇지 않은 유권자에게 맞춤식으로 선거 홍보를 하는 것이 적절한데 이에 여러 이 후보자들이 온라인 선거 운동 방식 차원에서 여러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이런 디지털 콘텐츠 방식은 주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아이템이나 포맷이 상당하다. 하지만 이미 중장년층도 모바일 세대이기에 이런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AI를 활용한 콘텐츠의 제작을 전면 제한하는 것은 신인이나 젊은 후보의 진입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고 유권자들에게 맞춤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관련 법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화 시대의 결과주의와 반(反)생태보다 이제 환경을 생각하는 선거면서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거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유권자의 상황과 처지를 최대한 배려하고 헤아리는 노력과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선거 문화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있지만, 정작 제도와 이에 관한 정치권의 선택과 합의가 부진하다는 점에서 봤을 때 선거 문화 지체의 2026년이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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