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자립'에 사활… 라피더스에 11조원 쏟는다

김하늬 기자
2025.11.24 04:25

총 누적지원 규모 약 27조원… "국익 위해 반드시 성공할 것"
2027년 하반기 '2나노' 양산… 2031년쯤 상장 목표로 추진

경제안보의 핵심품목으로 떠오른 반도체의 자립을 꾀하는 일본 정부가 이를 위해 설립한 '라피더스'에 약 11조원을 추가지원키로 결정했다. 지원금 외에 지분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며 타사로의 기술유출을 막는데 정부가 관여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7년까지 라피더스에 1조1800억엔(약 11조1000억원)을 순차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먼저 경제산업성의 정보처리추진기구(IPA)를 통해 정부예산으로 이번 회계연도에 1000억엔(약 9400억원), 2026회계연도에 1500억엔(약 1조4000억원) 이상을 각각 출자한다. 이와 별도로 R&D(연구·개발) 비용도 지원한다. 2026회계연도에 6300억엔(약 5조9000억원)을, 2027회계연도에 3000억엔을 각각 투입한다.

앞서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1조7000억엔을 지원키로 결정했는데 이번 결정으로 누적 지원규모가 2조9000억엔(약 27조3000억원)까지 늘어난다. 또한 2027~2028년에는 정부지원으로 건설된 공장 및 설비를 라피더스 주식과 교환하는 현물출자를 한다. 닛케이는 이것도 수천억 엔(수조 원) 규모라고 전했다.

/로이터=뉴스1

앞서 일본 정부는 민간 금융기관의 부채보증 및 공급 안정성이 낮은 고수준의 반도체를 다루는 기업에 대한 정부기관의 출자를 허용하는 법안을 올 상반기에 제출했고 이는 국회에서 통과돼 지난 8월부터 시행됐다. 라피더스 지분투자를 염두에 둔 법안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투자를 통해 라피더스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중요 의사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도 보유한다. 이렇게 되면 라피더스는 지분양도나 타사와 기술제휴 등에 앞서 정부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정부의 지분투자는 반도체산업 부활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전판 역할을 해 민간투자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라피더스 측은 연내 1300억엔 정도의 민간출자를 예상하고 2031년까지 누적 1조엔 규모를 목표로 한다. 정부 채무보증을 통해 2조엔 이상의 민간대출 확보도 계획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공급망 대란과 AI(인공지능)붐이 이어지면서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반도체의 안정적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지난 8월 자국 반도체기업 인텔에 대한 보조금을 지분 약 10%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 주도로 토요타·소니·NTT 등 대기업 8곳이 참여해 2022년에 설립했으며 2027년 하반기 차세대 반도체인 2나노(㎚·1㎚는 10억분의1m) 반도체 양산, 2030년 흑자, 2031년 상장을 목표로 한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장관(사진)은 기자회견에서 "라피더스는 국익을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로 계속해서 성공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