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저성장 추세 고착화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심화로 공무원 붐이 불고 있다. 반면 석사 졸업장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못하자 대학원 진학은 인기가 뚝 떨어졌다.
25일 중국 금융데이터제공업체 동팡차이푸에 따르면 오는 12월20일 진행되는 2026년 중국 석사연구생 입학시험의 지원자 수는 343만명으로 전년(388만명)보다 약 45만명 줄었다. 반면 올해 국가공무원 채용(공채) 시험의 지원자 수는 372만명으로 석사연구생 입학시험 지원자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2023년 474만명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던 석사연구생 입학시험 지원자 수가 불과 3년 만에 130만명 넘게 급감한 것이다. 석사 졸업장이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하자 대학원 진학의 인기가 뚝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은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수치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산업생산은 작년 동월 대비 4.9% 증가에 그치며 작년 8월(4.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대비 2.9% 늘었으나 지난해 8월(2.1%)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되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면서 중국 청년 실업률도 10% 후반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중국의 도시지역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7.3%로 전월(17.7%)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10% 후반대다. 중국은 매년 1200만~1300만명에 달하는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가공무원 시험 지원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대해, 허딘 중국공무원학원 부사장은 "대학 졸업생들이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스스로 직업 계획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무원 및 공공기관은 안정성과 사회적 인정도가 높으며 상당한 수준의 사회보장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동사범대학이 지난 10월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원 진학의 주요 동기가 '학력 향상'에서 '직업 발전'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실무 경험과 종합적인 능력이 취업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복수선택 가능)에 따르면 55.9%의 학부생이 대학원 진학을 주요 선택지 중 하나로 꼽았으며 51.4%는 취업을 선호했다. 또 23.2%는 공무원·공공기관 취업을 준비중이라고 대답했다.
올해 중국 국가공무원 지원자 증가에는 연령 제한 완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부터 응시연령을 만 18세 이상~ 만 38세 이하로 연령 상한을 3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