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중국, 고층건물 점검하며 반중여론은 통제

이영민 기자
2025.11.30 17:02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로 128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전국 고층 건물 안전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홍콩 내 반중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섰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홍콩 타이포 지구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 인근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국화가 꽂혀 있다. /AP=뉴시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안전생산위원회는 전날 각 지방정부에 고층 건물의 화재 안전 관리 체계 점검과 시정조치를 내렸다. 특히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인 고층 건물을 상대로 전면적인 소방 안전 관리 강화를 지시했다.

주요 점검 항목은 가연성 자재나 대나무 비계(임시구조물) 사용 여부, 비상 대피로 확보와 비상 설비 작동 여부 등이다. 당국은 "화재 위험을 제거하지 못한 책임자에겐 엄중한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혼란을 계기로 반중국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홍콩 주재 국가안보공서(국가안보처)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반중 세력이 "민의를 거스르고 이재민의 비통함을 이용해 정치적 야심을 이루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 분열과 대립을 불러일으키고 행정장관과 홍콩 정부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는 반드시 도덕적 질책과 법적 처벌을 엄하게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참사에 관해 정부 책임을 지적하던 남성 1명이 선동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대학생 마일스 콴(24)이 속한 시민 단체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설치, 정부 관리 책임 규명, 이재민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활동을 벌여왔다. 1만개 넘는 서명이 모였던 청원 페이지는 콴이 체포된 뒤 삭제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의 '왕 푹 코트'(Wang Fuk Court) 아파트 단지 인근 PHAB 센터에서 이재민들이 구호물품을 받고 있다. 2025.11.29 /뉴스1

홍콩 정부는 지난 29일부터 사흘 동안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또 유족에게 위로금 20만 홍콩달러(한화 약 3700만원)를 전하고 900여 피해 가구에 긴급 보조금 1만 홍콩달러를 지급했다. 다음 주부터는 피해 가구에 생활비 5만 홍콩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화재 이후 전날까지 모인 지원 기금은 총 11억 홍콩달러로, 이 중 8억 홍콩달러는 국민 기부금이며 3억 홍콩달러는 정부 지원금이다.

대피소에 머물던 아파트 주민 약 1500명의 거주지 이주도 이뤄졌다. 500여명은 청년 숙소·호텔·캠프로 이동했고, 1000여명은 임시 주택에 입주했다.

홍콩 수사 당국은 화재 원인과 공사 진행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반부패조사국(ICAC)은 현재까지 공사업체·감리업체·비계 하청업체 관계자 등 총 11명을 체포했다. 지난 27일 경찰에 체포됐던 건설업체 이사 2명과 공정 고문 1명은 보석 석방됐으나 ICAC가 이들을 다시 체포했다. ICAC는 총 3억3000만 홍콩달러(한화 약 621억원) 규모 보수 공사 예산과 집행 과정에서 부패 여부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 당국은 또 해당 아파트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던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업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지난 26일 오후 2시51분쯤 홍콩 북부 타이포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약 43시간여 만에 불길이 잡혔다. 지금까지 발표된 사망자는 소방관 1명을 포함해 128명이며, 여전히 150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부상자는 소방관 12명을 포함해 8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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