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9월 이후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배들을 해상에서 19회 이상 공격해 76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가운데 9월2일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 소속으로 알려진 선박을 폭파한 일에 대해 범죄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진다. 첫 폭격으로 무력화된 선박에 있던 생존자들을 재차 폭격해 사살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작전 최고책임자인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의 책임을 부인하면서 사령관이 책임을 떠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9월2일 미국 특수부대 '실 팀 식스'가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 트렌데아라과의 마약운반선으로 알려진 선박을 여러 차례 폭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작전 지휘관인) 프랭크 브래들리 합동특수작전사령관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과 교전수칙에 따라 선박을 파괴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이 브래들리 사령관에게 권한을 부여했고 그가 권한 내에서 그렇게 했다"면서 정부가 마약 테러리스트들을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해당 선박에 대한 2차 공격을 원하지 않았고 헤그세스 장관이 명령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당시 트렌데아라과 마약운반선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에서 선박은 파괴되고 탑승자 11명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터넷언론 인터셉트는 첫 폭격으로 불에 타고 있던 배 위에 생존자가 있었음에도 미군이 재차 폭격해 이들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군 소식통 5명으로부터 전말을 확인했다면서 헤그세스 장관이 "선박 탑승자들을 사살하고 선박에 실린 마약을 파괴하라"고 지시했지만 그가 생존자를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미군이 선박 생존자들을 확인하고도 사살했다면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의 마이클 베커 교수는 B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공습 사망자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고 해서 사망자들이 합법적 군사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타국에 전쟁을 선포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미 헌법을 어겼다는 의견도 있다.
베네수엘라의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유엔헌장과 인권에 어긋난다"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