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 트럼프 '출생시민권 폐지' 정책 위헌성 심리하기로

김종훈 기자
2025.12.06 09:05

트럼프 행정부 "수정헌법 제14조, 과거 노예 위한 제도" VS 시민단체 "어떤 대통령도 헌법 약속 못 바꿔"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 청사./AFPBBNews=뉴스1 /사진=(워싱턴DC AFP=뉴스1) 류정민 특파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 정책이 헌법을 거스르는 것인지를 심리하기로 했다. 출생시민권 제도는 미국에서 태어나면 즉시 미국 시민으로 인정하고 시민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출생시민권 제도 폐지 정책에 관한 사건을 심리하기로 합의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직 변론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연방대법원이 내년 상반기 중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수정헌법 제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귀화했고, 그 관할권에 속한 모든 사람은 미국과 그들이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라고 규정한다. 연방정부는 이에 따라 불법체류자, 외국인 자녀라도 미국에서 출생한 아이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2기 행정부 취임 첫날 이 같은 시민권 부여를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미국 각지에서 출생시민권 폐지 정책을 중단시켜달라는 취지의 소송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위헌성을 판단할 때까지 정책 시행을 전국적으로 중단시켜야 하느냐가 쟁점이었다. 하급심인 연방지방법원 여러 곳에서 정책 시행을 전국적으로 중단시켜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연방지방법원이 연방정부의 정책 시행을 전국적으로 제한한 것은 권한 남용 소지가 있다면서 연방지방법원의 정책 시행 중단 결정은 해당 주에서만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위헌인지 여부는 다루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정헌법 제14조는 미국 남북전쟁 이후 해방된 노예와 자녀들에게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문이라면서 외국인, 불법체류자까지 이 조문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오류라고 주장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현행 출생시민권 제도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어떤 대통령도 수정헌법 제14조가 규정한 시민권에 대한 근본적인 약속을 바꿀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 폐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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