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보석 도난 사고로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인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무기한 폐관한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 노동조합(노조)은 이날 지난 15일부터 돌입한 파업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고, 노조원들은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루브르 박물관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관하게 된다.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 15일부터 임금과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전날은 정기 휴관일(매주 화요일)이었다.
루브르 박물관 내 노동총동맹(CGT), 프랑스민주노동연맹(CFDT), 연대·단결·민주(SUD) 등 3개 노조는 지난 8일 직원 200명이 참여한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의했고, 15일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라시다 다티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게 보낸 파업 통지서에서 박물관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예산 지출안 재조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내년 1월 중순부터 시행하는 비EU(유럽연합) 관광객 대상 입장료 45% 인상 계획에도 반대했다. 엘리스 뮐러 SUD 문화노조 전국사무국장은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 방문이 어떤 이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박물관) 방문객에게 불이익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부 관계자들은 파업 첫날 노조와 위기 대응 회의를 열고,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던 670만달러(약 99억원) 규모의 예산 삭감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과 전시관 경비 및 관람객 서비스 인력에 대한 신규 채용, 직원 보상 확대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런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고, 17일 오전 투표를 통해 파업 연장을 결정했다.
외신은 박물관 노조의 이번 파업은 지난 10월에 발생한 8800만유로(약 1525억원) 상당의 보석 도난 사건과 최근 박물관 내 누수로 인한 고대 이집트 서적 훼손 등 연이은 박물관 관리 부실 사건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로이터는 "해당 사건들로 루브르 박물관의 노후화와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났고, 이는 노조의 불만을 증폭시켰다"고 전했다.
다만 박물관 측은 노조 파업에도 부분적으로 문을 열 것이라며 '모나리자', '사모트라케의 니케' 등 박물관 대표 작품 관람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랑스 데 카르 루브르 박물관장은 이날 오후 프랑스 상원 문화위원회에 출석해 보석 도난 사건 등 박물과의 보안 문제 관련 질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상워 문화위원회는 앞서 보석 도난 사건 조사 보고서를 통해 "범행 지점 인근의 감시 카메라 2대 중 한 대만 작동하고 있었고, 관제실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9년 보안 검사에서 이번 도난 사건에 활용된 '강변 발코니'가 사다리만으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등의 취약성이 드러났음에도 데 카르 관장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