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주들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급락하며 침체장에 들어섰다. 침체장이란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한 상태를 말한다.
전날 장 마감 후 마이크로소프트와 서비스나우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올들어 소프트웨어 업종은 AI(인공지능) 발달로 소프트웨어 구매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으로 주가가 타격을 받아왔다.
이날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 섹터 ETF(IGV)는 4.9% 급락했다. IGV는 지난해 9월22일 기록한 고점 대비 21.7% 하락해 침체장에 들어섰다. IGV는 올해 들어서만 12.7% 하락했다. 올 1월 거래일을 하루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에 23% 급락한 이후 최대 월간 하락폭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서비스나우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고 향후 매출 가이던스도 기대 이상이었으나 이날 주가는 9.9% 추락했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실적이 좋긴 했지만 충분히 좋지는 않았다"며 "현재 애플리케이션 공급업체에 대한 비관론이 고조된 상태에서 기대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성장세는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내러티브를 끌어올리는데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비관론은 AI 모델 회사들과 자동화 수단들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근거한다. 소프트웨어 업종은 안정적인 구독 매출액 성장세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평가받았으나 이제 투자자들은 AI가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장기적인 매출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PC용 운영체제(OS)를 판매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소프트웨어 업종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액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다는 이유로 이날 주가가 10.0% 미끄러졌다.
투자자들은 AI 발전 속도에 놀라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말 클로드 오퍼스 4.5 모델을 출시했다. 단 두달만에 나온 세번째 AI 모델이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오퍼스 4.5가 코딩과 컴퓨터 운영, 복잡한 기업 업무 지원에 강점이 있으며 적합한 사용자는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금융 애널리스트, 컨설턴트, 회계사 등 지식 노동자라고 밝혔다.
멜리어스 리서치의 기술 리서치 팀장인 벤 라이츠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이 단 10일만에 발명하고 협업해 세상에 내놓는 것을 본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저렇게 못하지?' 하는 반응을 보였다"며 "시장의 인내심이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독일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도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 계약 잔고 증가율이 16%로 시장 기대치 26%에 못 미쳐 주가가 15.2%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