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추가 관세?…트럼프, '쿠바와 석유 거래국에 관세' 행정명령

정혜인 기자
2026.01.30 11:27

"쿠바 정책, 미국 안보 위협" 국가비상사태 선포…
'쿠바 주요 원유 공급국' 멕시코 "인도적 지원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엔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국가가 대상으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 개정 논의 중인 멕시코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쿠바 정부의 정책과 관행, 행동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 정책에 대해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구성한다"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쿠바 정권은 수많은 적대국, 테러단체, 그리고 미국에 적대적인 악의적인 세력들과 결탁하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대국으로 러시아, 중국, 이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등을 언급했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 석유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판매하거나 기타 방식으로 제공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다만 행정명령 내 관세 대상이 되는 국가, 부과 시기 등 세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멕시코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압박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 밀매, 국경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USMCA에 해당하는 물품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는 올해 상반기 미국, 캐나다와 USMCA 연장 여부 등을 결정하는 협상을 진행할 예정으로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면제 철회, 추가 관세 부과 등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멕시코는 베네수엘라가 경제 위기로 석유 수출을 급감한 이후 최근 몇 년간 쿠바의 주요 석유 공급국이 됐고, 트럼프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간 갈등으로 이어졌다. 미 공영 라디오(NPR)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해 하루 2만 배럴 규모의 석유를 쿠바에 공급했다.

(왼쪽부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25년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026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 이후 회담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멕시코 대통령 "석유 공급 포함 인도적 지원 계속"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쿠바와의 석유 거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그는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쿠바로의 석유 공급 현황에 관한 질문에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 방식을 2가지다. 하나는 페멕스(PEMEX·국영석유회사) 계약에 따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적 차원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인도적 지원을 계속될 것이다. 멕시코는 언제나 전 세계와 연대해 왔다. 이는 주권적인 결정"이라며 "(인도적) 지원 방법에는 석유 공급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쿠바에 대한 석유 공급을 완전 차단하지 않고, 사례별로 검토해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의 석유 공급은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영국 가디언은 "셰인바움 대통령의 인도적 지원 발언은 앞서 쿠바에 대한 석유 선적을 취소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라며 셰인바움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원유 지원 관련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셰인바움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했다"며 "대화 상당 부분은 국경, 마약 밀매 차단, 그리고 무역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를 곧 다시 통화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양국에서 회담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멕시코의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었다며 USMCA 개정 논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