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맹국들은 얼마나 참아낼 수 있을까? [PADO]

PADO 국제시사문예지
2026.01.31 06:00
[편집자주] 미국이 유럽의 나토(NATO) 창설을 주도하고 동아시아에서 한국, 일본과 군사동맹을 체결하며 전 세계적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였습니다. 당시 미국은 전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국력을 자랑했습니다. 그랬기에 미국은 '상호방위'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동맹국들의 안보를 일방적으로 책임지는 '안보 제공자' 역할을 자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GDP 비중은 전 세계의 25%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은 미국의 상대적 국력 약화를 가속화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동맹국들을 향해 안보 비용 분담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안보를 '제공'하는 위치에서 '지원'하는 역할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기조로의 회귀입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와 폴 포스트 시카고대 교수는 지난 2025년 12월 8일 자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퇴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경고했습니다. 그들은 동맹국들이 미국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위험을 분산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필수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한국 안보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대미(對美) 일변도의 외교 전략을 고수하다가, 미국의 정권 변화에 따라 제2의 '애치슨 라인'이 그어질 경우 치명적인 안보 공백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역시 헤징 차원에서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일본·호주·필리핀 등 서태평양 우방국들과 안보 협력을 체계화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공격적 확장이 아닌, 방어적 세력 균형을 위한 연대여야 할 것입니다. 외교안보 전략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전제해야 합니다. 국제정치의 역사에서 '설마' 했던 최악의 상황은 언제나 냉혹한 현실로 실현되어 왔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이 "매우 좋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과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신화/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뒤흔들 것으로 여겨졌다. 첫 임기 동안 트럼프는 오랜 유럽 동맹국들을 공개적으로 깎아내렸고, 파리기후협정과 같은 국제 조약에서 탈퇴했으며, 군사지원과 무역적자를 통해 미국이 동맹국들을 보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우리가 2022년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주장했듯, 트럼프의 공격적인 일방주의는 미국의 동맹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워싱턴의 강압적 태도에 흔들리고 종종 분노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맹국들은 세계 최강의 초강대국으로부터 이탈하지는 않았다.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과 같은 미국의 핵심 파트너들의 외교 노선, 국방비 지출, 지정학적 정렬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동안 의미 있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국가는 미국과의 관계를 느슨하게 하는 것이 트럼프의 압박에 맞서는 것보다 자국의 경제 및 안보 이익에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트럼프에게 맞춰 나갔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이러한 역학 관계를 훨씬 더 가혹하게 시험하고 있다. 이번에는 트럼프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 대한 경멸이 훨씬 더 크다. 그는 캐나다와 그린란드의 병합, 멕시코 폭격, 파나마 운하 재장악, 우크라이나와 대만 포기 가능성까지 거론해왔다. 동맹국들이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는, 미국 내에 대규모이면서도 정의가 모호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뇌물과도 비슷해 보인다. 예컨대 그는 유럽연합(EU)에 대해 무려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보증을 요구하며, 그 사용을 자신의 재량에 맡기려 한다. 그는 동맹을 상호 이익을 주는 네트워크의 기둥이 아니라 일종의 보호 명목 갈취 체계로 보는 인식에 점점 더 기울고 있으며, 이제 미국이 보호의 대가를 거둬들여야 할 때라고 여기는 듯하다.

만약 동맹국들이 2020년 바이든의 당선이 전통적인 미국식 자유주의 국제주의를 복원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트럼프의 재선은 그의 1기 때 드러났던 대외정책의 공격성과 노골적인 '대가를 전제로 한' 공약 방식이 일탈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최근 발표된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드러나듯, 이는 앞으로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공화당 지도자들 역시 트럼프의 전반적인 정책 방향을 계속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설령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잡더라도, 양당 체제에서 트럼프 노선을 따르는 공화당 세력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동맹으로서 미국의 신뢰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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