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연일 AI(인공지능) 피해 업종이 늘고 있다. 12일(현지시간)엔 화물 중개업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이며 매도 대상이 됐다.
AI 공포 트레이드의 시발점이 됐던 소프트웨어 업종과 화물 중개업 모두 설비투자된 하드웨어 자산은 많지 않고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 사업모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트럭 운송 및 물류기업인 C.H. 로빈슨 월드와이드 주가는 14.5% 급락했다. 화물 중개업체인 익스피디터스 인터내셔널 오브 워싱턴과 RXO는 13.2%와 20.5% 추락했다. 소량 화물 혼합 운송업체인 XPO와 올드 도미니언 프레이트는 6.0%와 4.6% 떨어졌고 복합 수단 운송업체인 J.B. 헌트 트랜스포트 서비스는 5.1% 하락했다.
이날 화물 중개업체들의 주가 하락은 알고리듬 홀딩스가 AI 화물 플랫폼 자회사인 세미캡(SemiCab)을 통해 화물차가 빈 차로 운행하는 거리를 줄여 인력 충원 없이 화물 운송량을 300~400%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발표한 영향이었다. 알고리듬은 화물 트럭들이 약 3마일당 1마일꼴로 빈 차로 주행해 매년 1조달러 이상의 화물 비용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제쉬 카푸어 세미캡 최고경영자(CEO)는 "세미캡을 통해 우리가 증명하고 있는 것은 화물을 개별 거래가 아닌 조율된 네트워크로 관리할 때 트럭 가동률이 극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이라며 "우리가 달성한 상당한 규모의 공차 주행거리 감소는 물류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알고리듬 주가는 전날까지 1달러도 되지 않았으나 이날 29.5% 급등하며 1.0765달러로 마감했다.
화물 운송 주식들은 이날 전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스테이트 스트리트 SPDR S&P 운송 ETF(XTN)는 올들어 전날까지 약 14% 상승했다. 이날은 4.0% 급락했다.
다만 이날도 철도나 트럭, 항공기 등 실물 운송 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한 운송업체들의 주가는 견고하게 버텼다. 이날 철도회사인 유니온 퍼시픽은 0.4% 하락하는데 그쳤다. 국제 특송업체인 페덱스는 0.6% 올랐고 UPS는 1.6% 떨어졌다.
지식 서비스의 추락과 실물 하드웨어의 선방은 올들어 미국 증시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순수 서비스회사인 소프트웨어주는 올들어 급락한 반면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실물 반도체와 부품 등을 만드는 하드웨어주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예를들어 데이터센터에 전력 시스템을 공급하는 버티브 홀딩스와 이튼은 올들어 주가가 46.0%와 22.6% 급등했다.
한편, AI 공포 트레이드는 소프트웨어를 시작으로 보험 중개, 부동산 중개 및 컨설팅, 자산관리, 화물 중개 등 실물자산 없이 지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연달아 강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