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 협상 시한 제시에 반발하며 미군 기지 등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실질적인 군사적 공격 위험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란 대표부는 "이란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란이) 군사적 공격을 받을 경우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내 적대 세력의 모든 기지와 시설, 자산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에 나설 경우 이란도 비슷한 수준으로 미국 군사기지, 시설 및 자산을 공격하겠다는 경고다.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과 미국 간 2차 핵 협상이 특별한 성과 없이 마무리된 이후 중동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협상 결과에 실망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전쟁 위협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이란을 향해 구체적인 핵 협상 타결 시한까지 제시해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임박 우려를 한층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첫 이사회 회의 연설에서 이란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쟁지역이라고 언급하며 "우리는 (이란과) 의미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란을 향해 핵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미국이 최첨단 군사 무기를 동원해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했던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마도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보름 정도가 거의 최대치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에 핵 협상 타결 시한을 열흘에서 최대 보름으로 제시하고, 기한을 넘길 시 이란의 핵 시설만 겨냥했던 지난해 6월과 달리 이란에 대한 공격 범위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군사·정부 시설 여러 곳을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군이 최근 24시간 동안 F-35, F-22 등 전투기 50대를 중동에 추가 배치했다며 "미국인 대다수가 생각하는 것보다 중동 전쟁에 훨씬 가까이 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 사관생도 졸업식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를 향해 "만약 아야톨라(시아파 이슬람 성직자)들이 실수로 우리를 공격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고, 주요 동맹인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더 이상 위협을 억제하는 시대는 끝났다. '마밤'(Mabam)은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마밤은 전쟁과 전쟁 사이 기간의 작전 활동을 뜻하는 이스라엘군의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