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들이 모은 세뱃돈 약 1700만원을 재혼식 비용으로 사용한 중국인 아버지가 법원에서 패소해 전액을 반환하게 됐다.
26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정저우 출신 10세 소년 샤오후이는 아버지를 상대로 제기한 세뱃돈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다.
샤오후이는 2년 전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함께 살며 수년간 설 명절에 받은 세뱃돈을 모아왔다. 금액은 총 8만2750위안(약 1740만원)에 달했다. 아버지는 해당 금액을 아들 명의 계좌에 입금해 관리해왔다.
이후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샤오후이는 어머니와 함께 지내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아들 동의 없이 계좌에서 돈 전액을 인출해 재혼 비용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샤오후이가 반환을 요구했으나 아버지는 "친척과 지인들이 준 돈인 만큼 내가 관리할 수 있다"며 "성인이 되면 돌려주겠다"고 거부했다. 결국 소년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법원은 세뱃돈이 자녀의 개인 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적 보호자인 부모라 하더라도 자녀 동의 없이 재산을 인출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법원은 아버지에게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8만2750위안 전액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중국에서는 설날에 어린이와 미혼 성인에게 '행운의 돈'을 붉은 봉투에 담아 주는 풍습이 있다. 다만 부모가 대신 보관하거나 관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국 민법은 명절에 받은 세뱃돈을 증여로 간주해 원칙적으로 자녀의 소유로 규정한다. 부모는 자녀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재산을 관리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몰수하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사연이 전해지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들 돈으로 재혼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재혼을 미뤘어야 한다"는 등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