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울·블랙스톤까지 "이제 돈 뺄래"…美 사모대출업계 '흔들'

조한송 기자
2026.03.05 16:23

[머니&마켓]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촬영된 블랙스톤 로고/사진=로이터

'블루아울캐피탈'에 이어 대형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서도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이뤄지며 사모대출시장 위기가 재점화했다. 최근 10년간 급성장한 사모 신용 시장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사모대출(사모신용·Private Credit)은 금융위기 이후 대형 시중은행들이 대출 장벽을 높이면서 그 대안으로 급성장한 시장이다. 블랙스톤과 같은 비은행 금융회사가 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전세계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1조8000억 달러(2630조원)로 추정된다.

자산운용 플랫폼 엔다우어스의 휴 정 투자책임자는 "블랙스톤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사모 신용에 대한 우려가 특정 소수 업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산군 전체로 퍼졌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자산가들 자금 이탈 가속화...AI 파괴론 우려에 주가도 털썩
[뉴욕=AP/뉴시스]3일(현지시각) 뉴욕 증권거래소(NYSE) 화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자막으로 보이고 있다. 중국이 미국 상품에 10일부터 34%의 추가 관세로 보복하면서 무역전쟁이 전 세계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4일 미 주식시장이 또 한번 폭락할 것으로 선물 거래에서 나타났다고 CNBC가 보도했다. 2025.04.04. /사진=유세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블랙스톤에서 38억달러(5조6000억원) 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대표 사모대출펀드(BCRED)에서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펀드 지분의 7.9%에 달하는 금액으로 기존 분기별 환매 한도(5%)를 초과한 금액이다.

블랙스톤은 환매한도를 순자산의 5%에서 7%로 높이고, 그래도 모자란 부분(0.9%)은 블랙스톤 임직원 펀드가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환매에 응했다. 앞서 기술기업 대출에 특화된 '블루아울 테크놀로지 인컴 펀드'에서도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빗발쳤는데, 블랙스톤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블랙스톤은 "설립 이후 연평균 9.8%의 총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강한 성과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는 비우량 자동차담보대출 업체 '트라이컬러' '프리마렌드' 등이 파산하면서 사모대출 전반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들이 집중 투자한 소프트웨어 시장도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대체될 것이란 시각이 높아졌다. 실제 블랙스톤의 Bcred 포트폴리오의 약 26%가 소프트웨어 회사에 집중돼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민간 신용매용사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블랙스톤 주가는 3일 장중 8.8%까지 급락, 2024년 사상 최고치에서 거의 50% 내려앉았다. 이날 블루아울 캐피털의 주가도 장중 9%까지 빠져 52주최고가(21.88) 대비 60% 이상 하락했다. 이밖에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도 장중에는 6.5% 가량 내려앉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일부 부도, 투자자 상환 증가, 대출 가격 하락 등이 투자자들에게 사모 신용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게 만든 요인들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블랙스톤 "과대한 우려" VS 월가 "시장 균열 조짐"
A street sign on Wall Street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September 18, 2007. REUTERS/Brendan McDermid/File Photo

사모신용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트라이컬러 등 최근 파산 기업에 대한 과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자금을 인출했다고 본다. 더불어 기대수익률이 떨어진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랙스톤의 글로벌 사모 신용 전략 책임자인 브래드 마샬은 "BCRED에서 상환율이 5%를 넘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라며 "4분기 동안 기관 투자자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가장 높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뉴스 등에 특히 영향을 많이받는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번과 같은 환매가 처음은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선 사모대출펀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걷히지 않고 있다. 그간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산가층으로 부터 자금을 유치했지만 신용대출 기업 파산 등 경고 신호들이 쌓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믿음이 깨지고 이다는 점에서다.

특히 UBS 그룹의 신용 전략가들은 최근 만약 AI가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을 경우 소프트웨어 업종이 타격을 입으면서 사모 신용 부도율이 무려 1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크트리 캐피털의 하워드 막스 공동 창립자도 "사모금융 시장 구석구석에서 균열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라이컬러와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드의 파산 등 미세한 진동들이 감지되고 있는데도 투자자들이 자신의 편견과 어긋나는 정보라며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