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이 3년 만에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하향하면서도 국방 예산은 400조원대로 편성했다.
5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이날 전국인민대표회의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7.0% 늘어난 1조9096위안(406조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국방 예산이 원화 기준으로 4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창 중국 총리는 "새해 우리는 인민 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적 영도를 견지하고 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전면으로 관철하겠다"며 "건군 100년 분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세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건군 100주년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결속력을 더욱 다지겠다는 뜻이다.
시 주석이 2020년 10월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2027년 건군 100주년 목표를 제시한 이후 중국은 국방 예산을 꾸준히 늘렸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매년 전년 대비 7.2%씩 증액했다. 올해 증액 규모가 소폭 감소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과 미국의 관세 압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목표 4.5~5%는 지난 2023년 성장률 목표를 기존 '5.5% 안팎'에서 '5%로 안팎'으로 낮춘 이후 첫 하향 조정이다. 중국은 2022년 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설정했지만, 이듬해인 2023년 이를 5% 안팎으로 낮추고 지난해까지 3년간 이를 유지했다. 2023~2025년의 실제 성장률은 각각 5.2%, 5.0%, 5.0%를 기록했다.
경제 성장률 5% 안팎 달성을 위해 무리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목표치를 낮추는 현실적인 대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정은 중국 정부가 성장 속도 둔화를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 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으려 한다는 신호"라며 "과거 의존했던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를 대체한 새로운 성장 엔진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성장률 목표 하향 조정으로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과도한 경제 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는 압박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는 지난해와 동일한 2% 안팎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압박을 반영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CPI 목표치를 2%로 제시했었다. 올해 재정 적자율은 GDP 대비 4%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정부가 재정 지출을 통해 내수를 부양하고 경기 둔화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업률과 신규 고용 목표는 지난해와 같이 각각 5.5%, 1200만명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