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영공으로 날아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공망이 가동됐다. 중동 전쟁이 나토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동부 지중해에 배치된 나토 방공 체계가 이란에서 발사돼 터키 영공으로 진입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면서 이란과 동남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란 미사일이 튀르키예 방향으로 날아온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이달 4일과 9일에도 나토 방공망이 튀르키예로 향하던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한 바 있다.
이날 새벽 미군 전술핵무기가 보관된 것으로 알려진 아다나 인지를르크 공군기지 일대에는 공습 경보가 발령됐고, 도시 곳곳에서 사이렌이 울리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아다나 상공에서 미사일 잔해가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불타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확산됐다.
튀르키예 외교부는 "영토와 영공을 겨냥한 어떠한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사건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이란 측에 공식 협의를 요청했다. 이란은 튀르키예를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아다나 주재 총영사관의 비필수 인력을 철수시키고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튀르키예 정부도 북키프로스에 F-16 전투기를 전진 배치하고 민방위 조직을 사실상 전시 체제로 전환했다.
나토는 회원국에 대한 집단방위 의무를 갖고 있어 튀르키예를 향한 미사일 공격이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토는 전쟁 이후 튀르키예 남동부 말라티아 지역에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 체계를 추가 배치해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했다.
현재까지 튀르키예는 나토에 집단방위 발동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란 미사일이 반복적으로 튀르키예 영공을 침범하면서 나토 전체가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