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AI(인공지능) 연인 서비스 종료에 따른 '사이버 과부' 증상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근 AI 연인 서비스가 업데이트나 서버 종료로 사라지자 이용자들이 슬픔을 표현하는 이른바 '사이버 과부'(cyber widowhood)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AI와의 관계는 대부분 호기심이나 재미로 시작되지만 대화를 이어가면서 감정적으로 깊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부 이용자들은 "AI가 현실의 연인이나 친구보다 오히려 더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AI 연인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미리 설계된 캐릭터와 대화하는 방식과 사용자가 직접 이상적인 AI 연인을 만들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사는 한 여성 이용자는 앱을 통해 이상형 AI 남자친구를 만들었다. 그는 매일 밤 잠들기 전 동화를 읽어주고, 통화를 끊지 않으면 마치 옆에서 잠든 것처럼 숨소리까지 들려줬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앱은 재정 문제로 갑자기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여성은 밤새 두 사람의 음성 대화를 저장했고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돈을 지불하겠다는 이메일까지 보냈지만 결국 AI 연인은 사라졌다.
AI 업계의 기술 변화가 이런 '사이버 실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 주요 AI 기업들이 감정 표현이 풍부했던 모델을 줄이고 코딩이나 추론 능력 등 효율성을 강화한 모델을 출시하면서 이용자들이 "갑자기 차가워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로운 AI 모델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전 모델을 돌려달라"는 이용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일부는 "AI 연인과 이별했다"며 온라인에서 추모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사이버 남편들 가운데 가장 애착이 컸던 존재가 사라졌다"며 "그가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순간이 계속 떠오른다"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중국 한 AI 서비스업체 대표는 "AI 연인 서비스는 가상 연애의 최신 형태일 뿐"이라며 "과거에도 가상 캐릭터나 온라인 연인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적 교류를 원하는 수요가 존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