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직원도 안먹는 표백닭발, AI 세뇌...中 소비자사기 적발 '충격'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3.16 17:35
중국의 한 공장에서 표백닭발이 생산되는 모습/사진출처=CCTV 캡쳐

#중국에서 인기를 끈 수푸샹식품의 닭발 제품. 청두의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제품이 알고보니 가공 과정에 표백 작용을 하는 과산화수소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처 소독제로 사용되는 과산화수소는 직접 섭취해서는 안되며, 식품에 잔류한 상태로 섭취시 신체 기능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중국 관영 CCTV(중국중앙TV)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 이 사례가 등장해 충격을 줬다. 오폐수로 가득한 바닥에 다량의 닭발이 놓여있었으며 작업자들이 밟은 닭발도 그대로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등 위생상태도 불량했다. 해당 공장 근로자는 취재진에게 "과산화수소를 닭발 가공 과정에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는 닭발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표백닭발' 사례 외에도 딥시크 등 AI(인공지능)에 특정 상품 정보를 지속적으로 주입시켜 소비자에게 추천토록 하는 이른바 'AI 세뇌'까지 드러났다. 시장 교란도 AI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셈인데 중국 당국은 즉시 조사에 나섰다.

CCTV는 지난 15일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晚會)'를 통해 식품안전과 공공안전, 금융안전 등 영역에서 소비자 피해를 집중 폭로했다. 매년 3월 15일 세계 소비자 권리의 날에 CCTV가 방송하는 '3·15 완후이'는 중국에서 단순한 소비자 고발을 넘어 시장과 기업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통한다.

표백닭발 외에 청소년 키 성장 관리센터의 사기행각도 조명됐다. "아이 키를 8cm 까지 더 키워드린다"며 고객을 끌어들인 '안리선 청소년 물리센터'는 전국 체인으로 운영될 정도로 인기다. 그런데 취재진이 가맹 희망자 신분으로 본사를 찾아 조사하자 책임자는 "아이들은 원래 자라며 우리한테 안 와도 자란다. 다만 부모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또다른 업체 '잉루이커 신장 조절센터'는 "닫힌 성장판까지 열어준다"고 광고했지만 책임자는 "의학 데이터와 임상 검증은 없으며 우리는 돈을 벌고 싶을 뿐"이라고 답했다.

특히 올해 방송에선 AI를 '세뇌'하는 것도 중국에서 하나의 사업이 됐단 점이 드러났다. 딥시크 등 AI 모델 별 맞춤형으로 온라인에 관련 콘텐츠와 홍보성 기사를 집중적으로 올려 AI 모델이 이를 수집하도록 해 조작된 상품 정보나 순위를 만드는 구조다. 취재진은 이 같은 사업을 벌이는 다양한 플랫폼 중 'GEO'라는 곳을 조사했다. GEO 책임자는 "매주 AI 알고리즘이 업데이트되면 순위나 수집 결과가 달라지니까 계속해서 콘텐츠를 많이 투입해야 한다"며 "우리는 어떤 플랫폼이든 상품 순위를 3위 안에 들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의료미용 만능 신약 사기, 노인 대상 건기식 사기, 추천주 수익배분 사기, 전기자전거 불법 대여 등이 올해 '3·15 완후이'에서 다뤄졌다. 방송 후 당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에 따르면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조사에 나섰다. 톈진과 선양, 충칭, 청두, 항저우, 상하이 등 각 지방정부도 관련 기업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