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와중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전쟁 종식에 대한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열린 제 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와 행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해 시상식이 노골적인 정치 메시지를 거의 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 행사는 정치적 색채가 짙은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국제장편영화상 시상에 나서 "전쟁에 반대한다.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말했다. 바르뎀의 왼쪽 가슴에는 스페인어로 '전쟁 반대(No a la Guerra)'라는 문구가 적힌 배지가 달려 있었다.
찰리 커크 암살 사건 관련 발언으로 고초를 겪었던 지미 키멀도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꼬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를 겨냥해 "백악관을 돌아다니며 신발을 신어 보는 영화"라고 조롱했다.
잠시 뒤 그는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을 하며 "아, 이런. 그의 아내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르지 않은 걸 보고 그는 화가 나겠네"라고도 말했다. 키멀은 지난해 9월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 사건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관해 얘기했다가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모습을 담아 다큐멘터리 부문 상을 받은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의 주인공이자 공동 감독인 파벨 탈라킨도 "별동별 대신 폭탄과 무인기가 떨어지는 나라들이 있다. 모든 아이의 이름을 걸고 지금 당장 모든 전쟁을 중단하라"고 전쟁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극우 성향의 인물에 맞서는 전직 혁명가의 투쟁을 그린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로 작품상을 받은 영화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은 현 세계 정세를 두고 다음 세대가 치워야 할 "정리되지 않은 난장판"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2003년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도 미국이 영국 등 연합군과 함께 이라크를 침공한 직후 열렸는데 당시 시상식을 주최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레드카펫 행사를 대부분 취소하는 등 행사를 축소해 치렀다. 배우 윌 스미스, 짐 캐리, 케이트 블란쳇 등 일부 시상자들은 행사 참여를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