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반대" 걸프국 돌변…"미국, 이란 확실히 끝내야" 무력화 촉구

윤세미 기자
2026.03.17 14:35

[미국-이란 전쟁]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에미레이트 항공 여객기가 착륙을 준비하는 가운데 공항 인근에서 화재로 인한 연기 기둥이 치솟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란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의 보복 표적이 된 걸프 국가들은 미국이 이란을 무력화시킬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길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에 대한 걸프 국가들의 분노가 고조됐다는 신호다. 이들이 실제 참전까지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는 16일(현지시간)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걸프 국가들이 미국에 이란이 또다시 역내 경제를 위협할 여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전쟁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걸프연구센터의 압둘아지즈 사게르 회장은 "이란이 모든 걸프 국가에 레드라인을 넘었단 인식이 걸프 전역에 번져 있다"면서 "걸프 국가들은 처음엔 이란을 옹호하고 전쟁에 반대했지만 이제는 적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걸프 6개국의 공항, 항구, 석유 시설, 상업 중심지를 잇달아 공격하고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걸프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걸프 국가들 사이에선 이란이 다시는 역내 경제를 인질로 위협을 가할 수 없도록 이란을 무력화해야 한단 분위기가 뚜렷하다고 한다.

사게르 회장은 "미국이 이란을 확실히 끝내지 않고 중간에 발을 뺀다면 남은 나라들이 이란의 위협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도/사진=구글맵

미국은 걸프 국가들에 이번 분쟁에 참전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사우디 같은 동맹국들을 미국이 왜 방어해줘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이들 나라가 전쟁을 돕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하산 알하산 중동 정책 선임 연구원은 CNN을 통해 "걸프 국가들이 참전의 위험성과 불참 비용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면서 "무대응은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향후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 로이터 소식통은 걸프 국가 6개국(바레인, 쿠웨이트, UAE, 카타르, 사우디, 오만) 중 어느 나라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참전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참전한 나라가 이란의 집중적인 보복을 받을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관측통들은 특히 사우디의 대응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동 내 영향력이 큰 사우디의 결정이 다른 나라의 참전 여부를 가를 척도가 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사우디는 자국의 석유 시설이 피해를 입는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이 사우디의 송유관을 공격하거나 친이란 민병대인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 해상 공격을 재개할 경우 사우디가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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