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자발적 해상 연합 구상에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돌발 의제로 등장한 '호르무즈 연합'에 일본정부는 대응을 고심 중이다.
17일 요미우리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지난 15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전화 통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일본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항행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을 관계국들과 함께 발표하길 원한다며 일본이 대외적으로 지지를 표명해 줄 것도 요청했다. 공동성명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며 한국, 프랑스, 중국, 인도에도 타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호르무즈 연합 구상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진행 중인 군사 작전과는 별개의 조치라고 설명하며 구체적인 활동은 앞으로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 참가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에너지 공급을 의존하고 있는 국가로 한정할 것이라며 관계국들이 한마음으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고이즈미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일본이 사태의 조기 진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연합 구상을 지지할지에 대해선 답변을 유보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현행법상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 파견이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다만 내부적으론 신중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위대를 파견하려면 일본 정부가 현재 상황을 '존립 위기 사태'나, 미군 후방 지원 수행의 근거가 되는 '중요 영향 사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자위대법에 따른 '해상 경비 행동' 적용도 논의되고 있다. 해상 경비 행동은 경찰권 행사로, 다른 나라에 대한 무기 사용을 금지하지만 방어를 위한 무기 사용은 허용한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법적으로 어렵다"고 밝혔지만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반론을 전제로 "일본 관련 선박을 보호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가능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현실적인 선택지로 방위성 설치법의 '조사·연구'를 근거로 한 정보수집 활동도 거론된다. 트럼프 집권 1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출범하며 일본에 참여를 요청했을 때도 일본은 이란과 관계를 고려해 IMSC 참여 대신 정보수집 활동을 목적으로 자위대 호위함과 초계기를 파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