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뒤덮인 중동...보복 또 보복, 이란 전쟁 '에너지 전면전' 번졌다

양성희 기자
2026.03.19 15:39

[미국-이란 전쟁]이스라엘, 이란 고위 인사 잇따라 제거…도리어 미국은 협상파 잃고 궁지에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격을 받은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인근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사진=로이터(SNS 갈무리)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표 가스시설을 공격한 뒤 이란이 보복에 나서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경고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쟁이 사실상 중동 전역에 걸친 '에너지 전면전'으로 번진 것이다. 게다가 고위인사가 연달아 사라진 이란이 점점 더 강경노선으로 향하면서 중동 정세가 악화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처럼 공격적인 행동은 미국이란 적에 아무런 이익을 가져오지 못하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세계를 집어삼킬 수 있는 통제 불능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한 건 큰 실수였다"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가 이미 진행 중이고 만약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된다면 주변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추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은 이란 대표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공격했다. 그러자 이란은 걸프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고 즉시 카타르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면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이에 대해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란이 주변 국가에 대한 보복에 다시 나설 경우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전체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전혀 알지 못했고 일어날 지도 몰랐다"면서 "이란은 이를 알지 못한 채 부당하게 카타르 LNG 시설을 공격했다"고 썼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란이 아무 잘못도 없는 카타르를 공격하지 않는 한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 대한 추가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이란이 (추가로) 카타르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이스라엘의 동의 여부와 상관 없이 이전에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 없는 위력으로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전체를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사진=AFP

이에 더해 이란은 더욱 강경해지는 국면이다. 전날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과 바시즈 민병대 수장인 골람레자 솔레이마니에 이어 이날 에스마일 하티브 정보부 장관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했다.

그러자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라리자니를 살해한 자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인물을 암살했다는 건 그의 중요성과 이슬람의 적들이 그에게 품고 있는 증오심을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흘린 피 한 방울마다 대가가 따라야 한다"며 "순교자들을 살해한 범죄자들은 곧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리자니 제거로 이번 전쟁의 출구 찾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라리자니는 비록 강경한 이란 지도부 핵심인사이긴 하지만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 의견을 조율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비교적 미국과 협상을 중시하는 협상파로 분류됐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라리자니를 제거한 것이다.

미국으로선 물밑 협상이 가능한 상대방을 잃은 셈이어서 도리어 미국이 곤혹스러워진 국면이다. 또한 "미국은 몰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이스라엘의 독단적인 공격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의견차가 점점 더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라리자니 사망으로 전쟁은 더욱 불확실한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라리자니처럼 전쟁과 국정운영 경험을 갖춘 인물이 거의 없기에 그의 공백은 이란 내 의사결정과 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