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美 국채시장…30년물 수익률 5% 육박, 2년물 입찰 부진[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3.25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국채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5%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고 2년물 국채는 입찰 수요가 이례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수익률이 4%에 근접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현재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의 상단인 3.75%를 훌쩍 웃돌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수익률 최근 1년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의 30년물 국채수익률은 24일(현지시간) 오전 4.98%까지 상승했다. 전날 개장 전 야간 거래에서도 5%에 근접한데 이어 연일 5%를 시험하는 양상이다.

위즈덤 채권관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빈센트 안은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시장의 장기 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현재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지난해 여름에도 30년물 국채수익률이 5%를 웃돈 적이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밝혓다.

그는 "지난해 여름에는 높은 금리를 흡수할 만큼 경제가 견조했지만 지금은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고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하며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수년 내 가장 부진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물가 상승과 경기 부진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당초 발표됐던 1.4%에서 0.7%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이처럼 경기가 부진하면 국채수익률은 통상 금리 인하 기대로 하락하지만 최근엔 오히려 상승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소비자와 기업 모두 비용 부담이 늘어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올라간다.

안은 "국채수익률 상승이 경제 성장 기대가 아니라 리스크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이는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모든 소비자들과 주식시장에 문제가 된다"고 우려했다.

2년물 국채수익률 최근 한달간 추이/그래픽=김다나

2년물 국채수익률은 최근 급등세다. 특히 이날은 690억달러 규모의 2년물 국채 입찰이 "참담하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극심한 수요 부진을 겪으며 2년물 국채수익률이 3.9%를 넘어섰다. 이는 8개월만에 최고치다.

2년물 국채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나 단기적으로 자금을 예치할 곳을 찾는 기업들 사이에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이날 저조한 입찰 수요는 이례적인 것이다.

이날 2년물 국채 입찰은 국채를 일정 물량 인수할 책임이 있는 프라이머리 딜러들 덕분에 4%를 밑도는 금리에서 모든 물량이 소화되기는 했다. 하지만 향후 1년 내에 1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가 만기를 맞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은 미국 정부의 재정 압박을 크게 키우는 또 다른 요소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앤서니 사글림빈은 "상황이 쉽게 해결될 것이란 점이 의심받기 시작했다"며 최근 나온 경제지표를 보면 "유가 급등이 이미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 형태로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동 상황,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주식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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