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지수가 26일(현지시간) 약 1년만에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조정장이란 주가가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을 때를 말한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2.4% 하락한 2만1408.08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29일에 기록한 사상최고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것이다.
미즈호 증권의 대니얼 오레건은 "기술주가 특히 심하게 타격을 받았으며 (그간 많이 오른) 반도체주와 광통신 부품주가 크게 밀렸다"며 "하지만 거래량은 사실상 많지 않아 패닉성 투매나 광범위한 매도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증시가 개별 투자자들의 주문보다는 알고리즘 매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자신이 파악한 바로는 직접 종목 선정을 하는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나 개별 트레이더들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대규모 프로그램 거래가 장을 움직이는 것이지 투자자들 각자는 현재 크게 매도하지도, 매수하지도 않고 있다는 의미다.
S&P500지수도 이날 1.7% 떨어져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의 종가는 6477.16으로 지난 1월 말 기록했던 사상최고가 대비 7.2% 낮은 수준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1.0% 미끄러지며 3월 들어 낙폭이 6%를 넘어섰다. 이달 하락률이 2022년 9월 8.8% 이후 최대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이날 증시 하락은 미국이 이란에 부여했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가 다음날(28일)로 끝나기 때문이었다. 이란 강경파가 핵무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는 로이터 보도도 증시를 장중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데 한몫했다.
이날 진행된 7년물 국채 입찰 부진으로 국채수익률이 올라간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기준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0.088%포인트 상승한 4.415%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10년물 국채수익률 4.5%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의 매도세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간주된다.
이번주에 진행된 미국의 국채 입찰은 줄줄이 수요 부진을 겪었다. 이란 전쟁 중인데도 미국 국채가 안전자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의 국제 질서 재편 가운데 미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면 전쟁이 더 확산되고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며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장 마감 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4월6일까지 공격 유예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존스 트레이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클 오루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연기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내내 유가와 증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타코(TACO: 트럼프는 언제나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난다)라고 할지, 아니라고 할지는 해석에 달렸다"며 "왜냐하면 이 전쟁은 아직 안 끝났고 해결도 안 됐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금과 1년 전 상호관세 때와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상호관세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뒤로 물러나면서 사태가 해결됐는데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 제스처를 보여도 이란이 생각대로 호응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투자자들이 이란 전쟁의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유가와 국채수익률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5.7% 급등한 108.01달러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