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 15분 전 "원유에 1조 베팅"...수상한 거래 포착

조한송 기자
2026.04.10 14:46

수상한 정황 포착한 백악관, 전 직원에 "투기 금지" 경고

[뉴욕=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시장 선거를 앞두고 미국 기업 폴리마켓의 광고가 조란 맘다니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34세의 맘다니 후보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들에 앞서 있다. 2025.11.05. /사진=민경찬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직원들에게 이란 전쟁 와중에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최근 온라인 예측 시장 플랫폼(폴리마켓) 등에서 수상한 거래가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 백악관이 지난달 24일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의 직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선물 시장에서 베팅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이 직원들에게 이같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건 전일(23일) 금융시장에서 수상한 정황이 포착돼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서 "이란과 긍정적인 대화를 진행했다며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 간 유예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게시물이 올라오기 약 15분 전 약 7억6000만달러(1조1200억원) 이상의 원유 선물 계약이 2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체결됐다. WSJ는 "갑작스러운 거래량 급증에 대한 명확한 촉매제는 없었다"며 이후 "트럼프의 글 이후 유가는 즉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유가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불어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 내에서 계정 3개가 이란 휴전 타이밍을 정확히 맞혀 60만달러(8억9000만원)이상의 수익을 올린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점때문에 민주당원을 포함한 반 트럼프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사전 정보를 이용해 누군가 이익을 챙기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직원들에게 해당 경고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나 정부 내부의 누군가가 이익을 취하기 위해 지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근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WSJ는 앞선 투자 사례들은 이미 대중의 반향을 일으켰으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분노를 자아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권 등 시장에선 전쟁 관련 공식 발표를 앞두고 정보가 조금씩 새어나가고 있다는 시각이 높아졌다. 친트럼프 성향 방송인 톰 엘스워스는 지난달 25일 녹화된 팟캐스트에서 "정부 내 일부 무리가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알고 일찍 움직였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타이밍은 확실히 구린 구석이 있다"며 "정말 역겹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기밀을 이용한 사익 편취를 막기에 안전장치가 불충분하다고 본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예측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스포츠부터 세계적인 사건까지 모든 것에 베팅하고 수익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예측 시장이 전쟁을 카지노 게임으로 바꾸고 있다"며 "국가 안보 기밀 유출을 위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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