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트로피 수집하더니"…미국인 백만장자 코끼리에 깔려 사망

김희정 기자
2026.04.26 10:31
절기상 춘분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19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기린, 코뿔소, 코끼리 등 동물들이 생활하는 '로스트밸리 워킹 사파리'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뉴시스

미국인 백만장자 사냥꾼이 아프리카 가봉에서 코끼리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와이너리 오너인 어니 도시오(75)가 가봉에서 영양의 일종인 노란등듀이커를 사냥하던 중 코끼리 떼에 깔려 사망했다.

캘리포니아 주 로디 출신인 도시오는 수년에 걸쳐 코끼리와 사자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의 사냥 트로피를 수집해왔다. 그는 새크라멘토 사파리 클럽에서 꽤 알려진 사냥꾼이었다.

사건 당일 로페-오카다 열대우림에서 사냥하던 도시오와 그의 가이드는 새끼 한 마리를 동반한 암컷 코끼리 다섯 마리와 마주쳤고 비극적 사고로 이어졌다. 케이프타운에 있는 같은 소식통은 이 사건을 코끼리들이 도시오와 그의 가이드의 존재에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를 알던 한 은퇴한 사냥꾼은 영국 언론에 "어니는 총을 잡을 수 있을 때부터 사냥을 해왔고 아프리카와 미국에서 많은 사냥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형 사냥감 사냥에 반대하지만 어니의 모든 사냥은 엄격한 허가를 받았고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도시오는 모데스토에 있는 1만2000에이커 규모의 포도밭을 관리하고 와인 생산자들에게 서비스와 장비 금융을 제공하는 회사인 퍼시픽 애그리랜즈(Pacific AgriLands Inc.)의 소유주였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가봉 주재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그의 유해를 캘리포니아로 송환하는 절차를 조율하고 있다.

가봉의 숲은 약 9만5000마리의 숲 코끼리의 서식지로, 전 세계 숲코끼리 개체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매년 트로피 사냥업계의 고객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만 마리의 야생 동물을 사냥해 죽인다. 아프리카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냥 투어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같은 일부 부유한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10여 년 전 잘린 코끼리 꼬리를 들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은 첫번째 대통령 임기 동안 아프리카 코끼리, 사자, 코뿔소의 머리와 가죽 수입에 대한 연방 규정을 개정하기 위해 야생동물 자문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위원회는 환경보호론자가 아닌 트로피 사냥꾼들로 구성돼 대형 사냥감 사냥의 영리를 증진시켰다는 소송이 제기되자 2020년에 해산됐다.

한편 지난해에도 미국인 사냥꾼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냥을 하던 중 자신이 쫓던 버팔로에게 공격당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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