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영기업 관계자들도 뇌물을 수수하거나 자금을 횡령할 경우 고위공직자들과 똑같이 최대 무기징역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음달 법 시행을 앞두고 민영기업 고위임원들의 법률 자문이 늘어나는 등 업계가 들썩인다.
27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새로운 반부패 강화법 '뇌물·횡령 형사사건 처리 시 법률 적용에 관한 몇 가지 문제에 대한 해석(이하 해석)'이 다음 달 1일 시행된다. '해석'은 비공직자의 범죄, 은닉 부패, 알선 수뢰, 약정 수뢰, 불법 자금 추징 등 기준을 보완·세분화했다. 총 24개 조항으로 구성된다.
민영기업 고위직 등 비공직자에게도 공직자에게 적용되는 횡령·뇌물 등 직무범죄 양형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토록 한게 핵심이다. 근거는 '해석'의 제 8조다. 8조는 비공직자 수뢰죄, 뇌물죄, 직무횡령죄, 자금유용죄 등의 양형 기준을 각기 공직자 적용 기준에 맞춰 적용토록 했다. 현재 공직자에게 적용되는 횡령·뇌물 양형기준은 금액 기준으로△3만~20만위안 3년 이하 징역 또는 구류 및 벌금형△20만~300만 위안 3년 이상 10년이하 징역 및 벌금, 또는 재산몰수△300만위안 이상 10년 이상 징역, 무기징역 또는 재산몰수다.
롼치린 중국정법대 교수는 "(조항 상) 참조적용이라고 안내돼 있지만 실제로는 (비공직자) 피고인에게 불리해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이전에는 비공직자 수뢰 등이 100만위안 이상일 경우 5년 이상 형을 받았는데 이제는 20만 위안이면 3~10년형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양형기준이 불명확했던 고액 수뢰 등도 이제부턴 300만 위안 이상일 경우 1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이 된다.
최고법원은 다양한 소유제 기업을 법적으로 평등하게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민영기업 부패 문제는 갈수록 가중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민영기업 부패 관련 사건은 4842건으로 전년보다 11.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 달 시작될 이 같은 양형기준 변화를 앞두고 민영기업 고위직들의 법률 자문도 빈번해지는 분위기다. 허빙 중국정법대 교수는 차이신을 통해 '해석'이 발표된 지난 10일, 한 민영기업 사장으로부터 10년동안 본인이 직접 회사에서 돈을 꺼내 고위 임원들에게 지급한 돈이 수천만위안에 달한다는 전화를 받고 자문을 해줬다고 전했다. 쉬훙량 베이징 더허헝 로펌 형사변호사도 "지난 10일 회사에서 300만 위안(약 6억5000만원) 이상을 가져간 한 민영기업 고위 임원의 상담을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