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정부에서 파면됐던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8일(현지시간) 지난해 5월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으로 연방 법원에 기소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했다는 혐의를 받고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법무부는 코미 전 FBI 국장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사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협박했다는 혐의로 두 번째 형사 기소했다. 게시물로 미국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하고 대통령 암살을 조장했다는 이유다.
지난해 5월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변 산책 중에 멋진 조개를 봤다"면서 모래사장 위에 조개 껍질로 '86 47'이란 숫자를 쓴 사진을 올렸다. 미국에서 숫자 '86'은 누군가를 내쫓거나 어떤 것을 없애는 의미의 은어로 쓰인다. 뒤의 '47'은 제47대 대통령인 트럼프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해당 게시물을 두고 '대통령을 권좌에서 폭력적으로 제거하겠다는 협박'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코미가 아버지가 살해돼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야당인 민주당이 숭배하는 인물"이라며 분노했다.
코미 전 국장은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해당 숫자를 폭력과 연관 짓는다는 것을 몰랐다"며 "이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며 (자신은) 어떤 종류의 폭력도 반대하기 때문에 게시물을 내렸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해당 사진이 올라온 직후 코미 전 국장을 조사했지만 당시에는 기소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FBI가 2016년 자신의 첫 대선 캠프와 러시아 측의 유착 의혹을 수사한 것을 두고 수년간 코미 전 국장을 비난해 왔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에도 코미 전 국장이 FBI 수사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도록 승인한 것과 관련해 의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기소했다. 당시 연방법원 판사는 해당 기소를 이끌어낸 검사가 적법하게 임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건을 기각했다. 법무부는 현재 이 판결에 항소중이다.
로이터는 이번 기소 사건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적수로 간주되는 인물들을 형사 처벌하려는 압박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4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 대행은 그간 형사 사건을 추진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신속히 이행해 왔다. 블랜치 장관대행의 취임 후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여성과 소수민족, 그리고 이민자 등 소수자를 향한 폭력과 희롱에 영감을 제공했다"고 비판한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를 형사 기소했다.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연구 관련 기록을 은폐한 혐의로 전 국립보건원(NIH) 관리도 기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보건당국이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기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