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모닝인사이트]

2026 북중미 월드컵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개막한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의 티켓 판매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48개국이 참가하고 총 104경기가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 월드컵이다. 그러나 대회 규모 확대만큼이나 티켓 가격과 판매 방식도 이전 대회와 크게 달라지면서 팬들의 불만과 규제당국의 조사가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월드컵 결승전은 7월 19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FIFA가 공개한 최고가 좌석 공식 가격은 티켓 한 장에 3만2970달러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최고가 좌석이 1607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0배를 넘는다. FIFA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서는 한때 좌석당 약 230만 달러짜리 결승전 티켓이 등록되기도 했다. 실제 거래 가격은 아니지만, FIFA의 공식 플랫폼 안에서 이 같은 호가가 가능하다는 점 자체가 논란을 키웠다.
FIFA는 올해부터 티켓 가격 변동제를 도입해 경기가 임박할수록, 수요가 많아질수록 가격이 올라갈 수 있도록 열어뒀다. 결승전 대진표에 따라 가격이 추가로 치솟을 수도 있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티켓 시장의 모든 단계를 직접 장악했다. 추첨 신청 단계에서 카드 정보를 받아 자동결제하고, 변동가격제로 초기 판매가를 높인 뒤, 공식 재판매 플랫폼을 열어 거래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다.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과거 암표 시장이 가져가던 수익을 FIFA가 직접 흡수하는 모델로 전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티켓이 비싸졌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FIFA가 추첨 판매, 자동결제, 좌석 정보 비공개, 가변 가격제, 공식 재판매 수수료를 결합해 티켓 시장 전반을 통제하면서도 가격 결정 과정의 투명성은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월드컵 티켓 가격과 판매 구조를 분석하고 논쟁점을 짚어봤다.
FIFA가 경기 규모를 키우고 티켓 시장의 모든 단계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먼저 구매 과정의 불투명성이 문제로 지적된다. FIFA는 2025년 9월과 10월, 국가별 조 추첨이 이뤄지기도 전에 추첨제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추첨 신청 시 카드 정보를 의무로 입력하게 한 뒤, 당첨자에게는 좌석 확인 이전에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가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날짜, 구장, 구역만 고른 신청자는 어느 좌석에 앉게 되는지 확인하기 전에 티켓이 구매된 상태가 된다. FIFA가 공개한 티켓 판매 약관에는 구매자가 신청한 수량보다 적은 좌석이 배정될 수도 있고, 희망자에 한해 신청 구역보다 더 낮은(저렴한) 구역 티켓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당첨 이후 좌석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취소는 쉽지 않다. FIFA는 공식 재판매 플랫폼을 열고, 이곳을 통한 거래를 사실상 권장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모든 종류의 티켓을 공식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시기를 강력히 권장한다"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 구매한 티켓은 무효일 수 있으며 사전 통지 없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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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매 가격 상한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도 논란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월드컵 결승전의 골키퍼 바로 뒤 1층 4연석 티켓이 리셀 플랫폼에서 좌석당 약 230만 달러에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거래가 성사된 가격은 아니지만, 이 호가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티켓 시장의 가격 상한이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현재 공식 리셀 마켓에서 결승전 티켓은 8970달러에서 수천만 달러까지 다양하게 호가가 형성돼 있다. FIFA는 이 가격들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수료만 가져간다.
FIFA는 공식 재판매 플랫폼이 암표와 위조 티켓, 사기 거래를 막기 위한 소비자 보호 장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플랫폼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구매자와 판매자는 각각 15%의 수수료를 부담한다. 만약 1000달러짜리 티켓이 재판매되면 FIFA는 추가로 300달러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재판매 시장 자체를 FIFA의 공식 수익원으로 편입시켰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 뚜렷하다. 당시 FIFA는 재판매 가격을 원가 이하로 제한하고 수수료를 판매자·구매자 합산 10% 이하로 유지했다. 2026년 대회에서 FIFA는 미국·캐나다 개최 경기에 한해 이 상한을 완전히 폐지했다. 멕시코 개최 경기에는 멕시코 소비자보호 당국의 규제로 원가 재판매만 허용된다. 같은 대회, 다른 나라, 다른 규칙이다. 소비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FIFA가 규제 환경이 느슨한 미국 시장을 의도적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치솟는 재판매 가격을 두고 "누군가 200만 달러에 결승전 티켓을 산다면, 직접 핫도그와 콜라를 가져다주겠다"고 말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팬들이 받아들인 메시지는 달랐다. FIFA가 암표 시장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 시장을 공식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여 수익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FIFA는 올해 조별 경기 일정이 확정된 후 4월부터 경기별 티켓 선착순 판매를 시작했다. 여기서 변동 가격제(VARIABLE PRICING)가 다시 논란이 됐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수요에 따라 티켓 가격이 변동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FIFA는 이미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경기별로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왔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언제 구매하느냐에 따라 옆자리 사람과 다른 가격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 잉글랜드, 아르헨티나처럼 수요가 높은 팀의 경기는 재판매 시장에서 실질적인 가격 결정이 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IFA의 논리는 시장 원리다. 미국 프로스포츠, 콘서트, 항공권, 호텔 시장에서는 이미 수요와 재고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 일반화돼 있다. 인기 팀, 인기 도시, 결승전에 가까운 경기일수록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AP 보도에 따르면 조별리그 일반 판매 티켓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은 380달러였고, 미국과 파라과이의 로스앤젤레스 경기 티켓은 최고 4105달러에 달했다. 미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일부 경기는 가장 낮은 등급 좌석도 1120달러에 판매됐다.
결승전 가격은 더 극적이다. AP는 FIFA가 2026년 월드컵 결승전 최고 인기 좌석 가격을 세 배로 올려 3만2970달러에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이전 최고가는 1만990달러였다. 준결승전도 댈러스 AT&T 스타디움 경기는 1만1130달러, 애틀랜타 경기는 1만635달러까지 올라갔다. 이 가격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르다. 2022년 결승전 최고가가 약 1600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26년 결승전 상위 가격은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 배율로 뛰었다.
물론 단순 비교에는 개최지, 좌석 등급, 판매 시점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팬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분명하다. FIFA가 더 이상 월드컵 티켓을 '통제된 가격의 글로벌 스포츠 입장권'으로만 팔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대로 관심도가 낮은 경기 티켓은 부진을 겪고 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카타르, 카보베르데-사우디아라비아, 콩고민주공화국-우즈베키스탄 등 상대적으로 흥행성이 떨어지는 경기들은 판매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개막 전날인 10일까지도 FIFA 공식 플랫폼엔 조별리그 경기 티켓 17만6000장이 시장에 나와 있다. 국가별로 온도 차도 뚜렷한데 이란이 출전하는 경기의 경우 약 1만6000장의 티켓이 팔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4월30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열린 FIFA 총회에서 FIFA의 가격 변동 구조에 대한 질문에 즉답하기보다 "비싼 티켓도 있고, 저렴한 티켓도 있다"고만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창출하는 모든 수익이 여러분에게, 전 세계로 돌아가 모든 국가의 축구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라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BBC는 FIFA가 티켓의 최초 판매자이자 가격 결정자라는 점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데, 여기서 변동 가격제를 도입하면 가격은 팬들의 지불 의사를 최대한 흡수하는 장치가 된다고 지적했다. BBC는 "FIFA의 비밀주의가 심해 적정 가격을 알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며 "티켓이 단순히 비싸진 것이 아니라, 가격이 어떻게 정해지고 얼마나 남아 있으며 어느 단계에서 오르는지 팬들이 알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비판했다.
규제당국도 움직이고 있다. 뉴욕과 뉴저지 주 법무장관들은 FIFA의 티켓 판매 관행이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뉴저지주 제니퍼 다벤포트 검찰총장은 "FIFA는 월드컵 티켓 구매를 혼란, 가짜 희소성,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 결합된 시련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추첨제로 티켓을 신청한 구매자가 결제 이후 FIFA가 경기장 구역 지도를 변경해 팬들이 구매 당시 좌석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고가 정책이 아니라 소비자 기만(deception)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샤 제임스도 "FIFA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 법무장관실은 또 언론 보도를 인용해 2025년 10월부터 2026년 4월 사이 FIFA가 104경기 중 90경기 이상에서 티켓 가격을 인상했으며, 주요 3개 티켓 카테고리 가격이 평균 3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규제당국이 단순히 높은 가격 자체보다 가격 변동 과정과 정보 제공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CNN에 따르면 이들은 FIFA에 소환장을 보내 가변 가격 책정 모델, 좌석 배치도 변경, 팬들이 더 멀리 떨어진 좌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문제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특히 FIFA에 "이전 월드컵 대회보다 티켓 가격이 높은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을 넣어둔 상태다. 미국 정치권도 움직였다. 뉴저지 소속 하원의원들은 인판티노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동적 가격 책정 방식, 미판매 티켓 수, 추가 티켓 공개 시점, 새로운 티켓 종류 추가 여부, 재판매 수수료 부과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FIFA는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티켓 공급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 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티켓이 일부 경기에 배정되어 판매되지 않은 티켓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매진이 임박한 듯 보이게 하고, 이는 팬들에게 빠른 구매를 압박하는 동시에 FIFA가 단계적인 판매를 통해 가격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도 팬 단체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FIFA가 당초 공평한 기회를 표방하며 홍보한 '60달러 최저가 티켓'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축구 서포터즈 유럽(FSE)과 유로컨슈머스(Euroconsumers)는 FIFA가 60달러 최저가 티켓을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접근 가능한 물량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며 유럽집행위원회에 공식 진정을 냈다. 이들은 이를 '미끼 광고'이자 독점적 지위 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대회 시작 두 달 전 기준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미국 대표팀 조별리그 경기의 최저가 평균은 공식 플랫폼에서 이미 1040달러를 넘겨 거래되고 있었다고 FT는 지적했다. FSE는 또 FIFA가 대회를 앞두고 경기당 45파운드짜리 한정 물량을 배포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일반 판매 개시 시점에는 이미 소진된 상태였다며, 이를 명백한 '미끼 광고(Bait Advertising)'라고 규정하고 2026년 3월 유럽집행위원회(EU)에 경쟁법 위반 의혹으로 제소했다.

FIFA 입장에서는 2026년 대회가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다.
FIFA의 수정 예산에 따르면 2023~2026년 주기에서 티켓과 VIP 판매 수익 목표는 30억9700만 달러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티켓 판매 수익이 6억8600만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티켓 관련 수익의 비중과 규모가 크게 커진 셈이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FIFA의 2026년 총수익이 약 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송권(39억 달러)에 이어 티켓과 숙박 등의 서비스 판매수익이 전체의 28%를 차지하는 구조다. 티켓 수익의 전체 수익 비중이 과거 10~15%에서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최종 금액이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트르담 대학교의 스포츠경제학과 명예교수 리처드 시한은 지난 7일 FT와의 인터뷰에서 "FIFA가 티켓과 VIP석 판매로 최종적으로 7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문제는 이 수익 모델이 향후 월드컵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2026년 대회에서 FIFA의 티켓 정책이 상업적으로 성공한다면 2030년·2034년 대회에서도 같은 방식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당국의 조사가 당장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가격 산정 기준 공개·좌석 정보 사전 제공·자동결제 동의 절차 개선·재판매 수수료 상한은 이미 차기 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올라와 있다. FIFA식 티켓 모델이 새로운 표준이 될지, 독점적 판매자가 팬들의 선택권과 알 권리를 어느 수준까지 보장해야 하는지를 묻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