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정보 활동 기능 강화를 위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정보 요원에게 '가짜 여권' 등과 같은 위장 신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 말까지 대외정보청(가칭)을 창설할 계획인 일본 정부는 정보 수집 요원이 해외에서 활동할 때 안보 확보 목적으로 '위장 신분'을 활용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은 이미 정보 활동에 위장 신분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국내에서 불법 아르바이트 등 범죄에 연루된 행위에 대한 조사를 위해 위장 신분을 활용 중이다.
일본 정부는 7월 출범 예정인 국가정보활동 사령탑 '국가정보회의'에서 해당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가정보회의는 일본 총리를 의장으로 국가공안위원장, 관방장관, 법무장관, 외무장관 등 9개 각료로 구성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진행된 '국가정보회의 창설' 법안 첫 심의에서 위장 신분 도입에 대해 "연구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외국 세력의 영향력 공작에 대해 "안보상의 위협이며 선거의 공정성과 자유로운 보도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이는 국가정보회의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다. 단, 일본 시민단체의 활동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군국주의를 연상시킨다는 우려로 한국의 국가정보원 같은 중앙정보기관 창설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국가 간 정보전이 격화하면서 정부 차원의 정보 기능 강화 중요성이 커졌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국가 정보 수집 활동 강화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표 공약 중 하나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지난해 10월 연정 수립 당시 정보 수집 활동 강화를 위한 국가정보국 창설, 스파이 방지법 제정, 대외정보청 신설 등에 합의했다. 국가정보회의 실무를 담당할 국가정보국은 이르면 7월 약 700명 규모의 내각정보조사실을 격상하는 방식으로 신설된다. 내각정보조사실, 경찰청, 외무성 등 각 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 국가 정보 수집 활동의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