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돈 삼키는 AI, 버블 우려 커진다

권성희 기자
2026.06.10 04:04

올 4대빅테크 투자 6700억弗
유증·회사채 통해 자금 조달
챗GPT 등 수익성 검증 과제
인플레 따른 금리변수에 촉각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AI(인공지능) 투자를 위한 자금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까지 AI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자금조달은 별 무리 없이 소화된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술기업들은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돼 있고 투자자들은 모든 수단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제공한다"고 표현했다.

이런 낙관적 환경에 불안요소는 없을까.

알파벳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AI 투자자금을 조달하다 지난주 유상증자(이하 유증)까지 진행했다. 지난 1일 주식매각으로 총 80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투자자 수요가 강하자 유증규모를 847억5000만달러로 늘렸다.

여기엔 보수적인 투자로 정평이 나 있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도 100억달러를 배정받아 참여했다.

생성형 AI모델 시장의 양대 거두인 앤트로픽과 오픈AI는 잇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IPO(기업공개) 신고서를 제출했다.

앤트로픽은 올해 4분기, 오픈AI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두 회사 모두 공모규모가 각 6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연도별 회사채 발행 규모/그래픽=김지영

이런 분위기에서 올해 IPO를 통한 자금조달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주식공급이 대거 늘어난다는 의미다. 따라서 초대형 IPO가 유동성을 대거 흡수하며 증시가 고점을 치고 약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펀드스트랫의 매니징파트너이자 리서치책임자로 월가의 대표적 낙관론자인 톰 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아직 주식시장에 유입되지 않고 주변에 대기하는 유동성이 7조달러에 이른다"며 이를 일축했다.

회사채를 통해서도 마련되는 AI 투자용 자금도 급증했다. 딜로직과 WSJ에 따르면 5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사업자)로 불리는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은 올들어 지난 6월5일까지 159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규모는 올해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전체 발행액(1080억달러)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WSJ는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4대 빅테크(대형 IT기업)의 올해 AI 인프라 자본지출만 6700억달러가 넘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50년대 철도망 구축 때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철도건설붐이 과잉투자에 따른 버블붕괴로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AI투자도 버블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3대 AI모델로 꼽히는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가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을 정당화할 만큼 수익을 낼지도 의문이다.

이 가운데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다면 패자기업에 투입된 자본은 상당한 손실로 귀결될 수 있다.

현재로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이 계속 성장하면서 AI 투자에 대한 낙관론이 흔들릴 기미는 안 보인다. 결국 AI 수익성이 앞으로 계속 입증되느냐가 유례없는 투자붐의 앞날을 좌우하는 요소다.

또한 현재 AI 투자붐의 배경에는 자본조달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점이 있는데 인플레이션 재가속으로 금리가 인상된다면 차입에 의존하는 AI 투자모델은 상당한 압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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