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가계예금이 두 달만에 전년보다 2조500억위안(약 450조원) 감소했다. 이 기간 증권사와 펀드, 보험,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으로의 예금은 3조6100억위안(약 807조원) 증가했다. 주식시장으로의 대규모 자금유입 신호일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75조위안(1경 6780조원) 규모 정기예금의 향방이 향후 증시 유동성 유입의 핵심 변수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15일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4~5월 은행 예금이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이례적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1~5월 누적 기준으로 가계 예금은 5조6300억위안 늘었고 비은행 금융기관 예금도 5조6400억위안 증가하며 여전히 가계 예금 확대가 우세했다. 하지만 4월 가계예금은 1조9400억위안 급감한 데 이어 5월에도 1100억위안 줄어들며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디이차이징은 이는 10년만에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가계가 예금을 줄이는 동시에 대출도 줄여나가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5월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로 1952억위안 감소했다. 1~5월 누적기준으로 가계 대출은 전년 대비 1조2038억위안 줄었다. 가계가 돈을 빌리지 않고 기존 빚도 갚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경기 불확실성 탓에 정기예금에 묶여있던 자금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신호란 해석이 나왔다. 2022~2025년 쌓인 초과저축 규모만 6조위안에 육박할 만큼 그동안 중국에서 예금은 가계가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핵심 수단이었다. 은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
이제 가계에서 기업,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이어지는 자금 순환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 예금이 줄어들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분명히 활발해졌다. 5월 A주 신규 주식 계좌 수는 276만5300개로 전년 대비 77.8% 급증했다. 올해 누적 신규 계좌 수 역시 전년보다 60% 늘어난 1729만6800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규모 예금이 증시로 이동한다고 보긴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디이차이징은 올해 1분기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 곳은 주식시장보단 보험과 사모펀드, 금이었다고 지적했다. 고액자산가들은 위험자산 투자를 늘리는 반면 일반 가계는 아직 위험자산 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단 뜻이다.
디이차이징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75조위안 규모의 가계 정기예금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금공사(CICC)는 "올해 만기 도래 예정인 75조위안 가계 정기예금 가운데 1년 이상 장기예금만 67조위안"이라며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재배치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