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의 첫 FOMC, 시장에 던진 5가지 메시지…레짐 체인지의 시작

권성희 기자
2026.06.18 10:37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한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가 동결됐다. 하지만 워시 의장은 향후 연준 운영에 대해 기존 방식을 깨는 여러 가지 변화를 예고하면서 과거의 연준과 결별을 선언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CNBC는 워시 의장의 FOMC 데뷔전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내용을 5가지로 정리했다.

1. 금리 동결…세력 넓힌 매파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3.5~3.75%로 유지했고 이에 대해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는 기존의 완화 편향에서 긴축 편향으로 선회했다.

점도표에 나타난 올해 금리 전망은 인상 9명과 동결 또는 인하 9명으로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금리 인상 진영에는 올해 2번의 인상을 전망한 위원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3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도 1명 있었다. 총 6명이 올해 2번 이상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자체가 강력한 매파적 신호다. 3명은 연내 1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올해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은 8명이었고 금리 인하 전망은 1명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전망 중앙값은 3.8%로 1번의 인상이 예고됐다. 지난 3월에는 중앙값이 3.4%로 1번의 인하가 시사됐었다.

2026년 6월 점도표 /연준
2. 워시 의장, 점도표 작성 거부

연준 위원은 총 19명이다. 그러나 이번 점도표에는 18개의 점만 찍혔다. 이에 대해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점도표 작성을 위한 금리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워시 의장은 그간 점도표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혀 왔다. 점도표를 포함해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를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가 연준의 정책 결정 유연성을 제한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점도표는 위원회의 관행이고 나는 동료들에게 점도표 작성을 계속하라고 권했다"며 "하지만 나는 경제전망요약(SEP)에 대한 나의 오랜 견해에 따라 최소한 현재의 구조에서는 내 금리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EP는 점도표를 비롯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실업률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 중앙값을 담고 있다.

3. 레짐 체인지를 위한 태스크포스(TF)

워시 의장은 취임 전부터 연준에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체제 변화)가 필요하다며 연준의 운영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고 공언해 왔고 이를 위해 이날 5개의 TF 신설을 발표했다.

커뮤니케이션 TF에서는 FOMC 성명서와 의장의 기자회견, 점도표를 포함한 SEP, FOMC 의사록 등 연준의 대외 소통 체계 전반을 검토한다.

대차대조표 TF에서는 현재 약 6조7000억달러 규모인 연준의 보유자산 운영 방식을 점검한다. 데이터 출처 및 활용 TF에서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근거로 삼는 경제지표를 수집해 활용하는 방식을 살펴보고 더 빠르고 정확한 경제 판단 체계를 구축한다.

생산성과 일자리 TF에서는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확산이 생산성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다.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TF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한 연준의 접근 방식을 점검한다. 다만 워시 의장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 자체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4. 인플레이션 관리 강화

워시 의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이라는 단어를 12번 정도 사용했다. 연준에 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택한 연준 의장으로서 상당히 매파적으로 해석되는 입장이다.

워시 의장은 자신과 위원회가 "명확하 만장일치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의 2년물 국채수익률은 4.216%로 전날 4.047% 대비 0.17%포인트 급등했다.

5. 짧아진 FOMC 성명서

워시 의장은 그간 연준의 소통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혀 왔으며 이는 이날 FOMC 성명서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기존 FOMC 성명서는 대개 300단어가 넘었고 투자자들은 그 안에 담긴 미세한 표현 변화를 분석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알아내려 했다.

하지만 이번 성명서는 130단어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짧고 간결하게 핵심만 전달해 불필요한 해석의 여지를 최소화했다.

전문가들의 평가

워시 의장의 FOMC 데뷔전에 대해 연준 의장 후보에도 올랐던 블랙록의 채권팀장인 릭 리더는 "오늘 우리는 연준의 FOMC가 미국 통화정책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에버코어 ISI의 중앙은행 전략 및 경제팀장인 크리슈나 구하는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 책무를 달성해야 하는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과거 연준 이사 시절의 매파적 성향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글렌미드의 최고 투자 전략가인 제이슨 프라이드는 "TF 신설 발표는 연준이 현재 상태에 머무르기보다 적극적으로 현재 상태를 재검토하겠다는 시그널을 줬다"며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의 재임 기간 동안 연준의 운영 체계가 그의 전임자들과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S 롬바르드의 글로벌 거시 담당 매니징 디렉터인 다리오 퍼킨스는 "워시 의장은 '개혁가'로서 첫 인상을 남기기를 원했고 우리는 올해 하반기에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정책 전망에 대해서는 연준을 분석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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