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이 다가오면서 월가가 들썩이고 있다. 공모 규모는 290억달러(약 44조원)로 뉴욕에서 아시아 기업이 상장한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미국 투자기관이 SK하이닉스에 최대 70억달러(약 11조원) 규모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받고 있다. 월가에서 이 같은 투자 소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앤트로픽 등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투자 군단에 합류해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회사인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베일리 기포드·코투 등은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추가 상장을 통해 매각하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중 최대 70억달러 규모로 인수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공모 물량의 최대 24%가량을 투자하겠단 의사를 밝힌 것이다. SK하이닉스의 ADR은 오는 10일 거래를 개시한다.
특히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전 오픈AI 연구원인 레오폴드 아센브레너가 2024년 설립한 신생 헤지펀드다. AI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최근 운용 자산(AUM)은 설립 2년 만에 200억달러(약 31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2002년생으로 24세의 젊은 천재 연구원이 만든 신생 펀드가 단기간에 거대 글로벌 자산운용사 수준으로 덩치를 키운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지난 5월까지 수수료를 제외하고 약 270%의 수익을 올렸다. 펀드 설립 이후 현재까지의 총수익률은 수수료 차감 후 1000% 이상에 달한다. 가장 성공적인 투자 중 하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이다. 펀드가 앤트로픽에 처음 투자한 지난해 2월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는 615억달러였으나 현재는 9650억달러에 달한다. 이 펀드는 2024년 11월 SK하이닉스에 처음 투자해 지난 1년간 주가 폭등을 함께 겪으며 몸집을 불려갔다.
이 같은 AI 투자 성공 신화가 알려지면서 아센브레너는 월가에서 팬클럽을 형성했다. WSJ은 그의 팬덤과 관련해 "온라인 공간에서 그의 투자 회사가 주기적으로 제출하는 규정 공시 파일은 마치 성경처럼 연구된다"고 표현한다. 현재 경제 전반에 걸친 AI 발전의 수혜주를 골라내는 포트폴리오 매니저 중 이만큼 주목받는 인물은 없다는 평가다.
아센브렌너가 2년 전 불과 수억 달러의 자금으로 AI 전문 투자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만 해도 그는 전문적인 투자 경력이 전무했다. 독일 태생인 아셴브레너는 2021년 컬럼비아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오픈AI에서 연구원으로 잠시 일했다. 특히 그는 2024년 '상황 인지: 앞으로의 10년'이라는 에세이를 발표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수학적·통계적 데이터와 숫자를 기반으로 AI의 미래를 증명해 내면서 마이클 델(델 테크놀로지스 회장), 이방카 트럼프를 비롯한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해당 내용을 온라인 팔로워들에게 공유했다.
그의 AI 예측 적중률과 관련해 얻은 별명은 'AI계 노스트라다무스'다. 지난 5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태양광 제조업체 'T1 에너지'의 지분을 취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해당 주식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며 주가가 23% 폭등했다. 팟캐스터인 팀 페리스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신 내린 예지력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