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美 스테이블코인 전문은행 승인...코인 제도권 금융으로

백소희 기자
2026.07.13 14: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서명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을 들어 보이고 있다. 지니어스 법안은 디지털 자산인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기 위해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업계 감독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워싱턴DC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미국 스테이블코인 제공업체 서클이 연방 정부로부터 신탁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허가를 획득했다. 암호화폐를 주류 금융산업에 편입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가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같은 통화나 금에 가치를 연동한 암호화폐를 말한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서클의 은행법인인 서클내셔널트러스트는 미 통화감독청(OCC)으로부터 연방 단위의 국가 신탁은행 설립인가를 획득했다. 서클내셔널트러스트는 개별 주가 아닌 연방 단위 은행 감독기관인 OCC의 단일 규제 아래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를 수행하게 된다.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금 관리, 디지털자산 수탁·신탁을 위한 특수 목적 사업을 위해 지난해 6월 신탁은행 인가를 신청했다. 시장 수요에 따라 금융회사, 은행 등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단 대출, 예금 수취 등 전통적인 소매은행 업무는 제외다.

당국 감독받는 제도권으로…USDC 준비금 직접관리 가능

이번 조치로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USDC를 뒷받침하는 준비금 약 730억달러(약 110조 548억원)를 다른 기관에 예치하지 않고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서클의 위상이 민간 암호화폐 기업에서 금융기관으로 격상됐다면서 "암호화폐 기업들이 금융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에서 금융 인프라 구축업체로의 대대적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암호화폐 자산을 주류 금융업계로 끌어오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통과된 지니어스법은 OCC의 권한을 서클 같은 비은행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까지 확대해 스테이블 코인을 주류 금융 자산으로 편입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이 큰 비트코인과 달리 가격 안정성을 추구하는 게 차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3100억달러(약 467조 3560억원) 이상이다. 투자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이 국경 간 결제·송금에 활용되면서 유통량이 2035년 1조4500억달러(2186조 2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제레미 알레어 서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OCC의 서클 내셔널 트러스트 설립 승인은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자산을 미국 금융 시스템의 핵심으로 가져오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서클 주가는 지난 10일 장중 16% 올랐다가 상승폭을 줄여 5% 상승 마감했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는 서클이 인가를 받기 직전 서클 주식 약 21만 8000주를 매입했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서클은 올해 들어 약 20% 하락했다. USDC의 유통량은 지난 3월 약 8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자, 마스터카드, 블랙록 등 기존 금융 대기업들이 지원하는 스테이블코인인 오픈 USD(Open USD)가 출시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기존 금융사들은 서클 같은 제3자 발행사에 의존하지 않고도 프로그래밍 기술만 확보하면 자체적으로 디지털 달러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CNBC는 "전통적인 금융 회사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점점 더 보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결제흐름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하며 금융 서비스 외연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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