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 모이고, 하나는 전략적 차별화…스테이블코인 주도권 경쟁

KB·신한·우리 모이고, 하나는 전략적 차별화…스테이블코인 주도권 경쟁

백지현 기자
2026.06.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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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우리, 한-EU 판게아 프로젝트 합류
두나무 손 잡은 하나, '기와체인' PoC에 집중

4대은행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사업/그래픽=최헌정
4대은행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사업/그래픽=최헌정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실험 무대를 확장한다. 신한·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유럽권과의 해외송금 테스트 프로젝트 참여를 확정했다. 반면, 4대 은행 중 하나은행은 프로젝트에서 빠진 대신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계 1위인 두나무와 별개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발행 시장보다 활용 서비스에서 차별화가 필요한 가운데 전략적인 '독자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한국과 유럽 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과 정산과정을 테스트하는 판게아(Pangea)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이미 유럽 은행들과 함께 신한·우리·전북은행, iM·케이뱅크 등이 참여키로 한 상태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일본 금융기관들과 팍스(PAX)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어 이 프로젝트는 테스트 시장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넓힌데 의의가 있다.

현재 전세계 은행 간 송금 및 결제는 국제 표준인 SWIFT(국제은행간통신망)을 통해 이뤄진다. 은행끼리 직접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중계 은행에 달러를 미리 예치해두고 정산하는 방식으로 통상 2~3일이 소요되고 중개 수수료가 발생한다. 반면 블록체을 활용하면 중계은행 없이도 각 화폐에 1대 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끼리 플랫폼 하나를 거쳐 교환할 수 있어 수수료를 줄이고 24시간 송금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앞서 송금 인프라와 결제망 연결을 점검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프로젝트에 우선 공동 대응하며 국제 표준 논의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표준망이 어떻게 구성될지 모르기에 글로벌 인프라를 주도하는 기관이나 국제금융기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엔 기본적으로 발을 담가 향후 사업을 추진할 때 참고모델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이번 프로젝트 참여명단에서 빠졌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팍스 프로젝트에는 참여했었다. 대신 하나은행은 지난 5월 두나무 지분 1조원어치를 매입한 이후 두나무와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권 일각에선 단순 불참이 아니라 차별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판게아 프로젝트는 국제 표준을 SWIFT, 페어스퀘어랩 등 인프라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데다가 여러 은행이 참여하고 있어 기술방향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펼치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하나은행은 두나무와 단독으로 외화송금 기술검증(PoC)을 진행하며 독자적인 실증사례을 쌓고 있다. 하나은행은 두나무의 레이어2 기반 플랫폼 '기와(GIWA)체인' 을 활용해 송금 PoC를 완료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 예금토큰을 활용한 차세대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두나무와 외화송금 관련 PoC를 진행하는 건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판게아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으며 별도로 두나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실증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을 통해 표준 논의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국내 디지털자산 사업자 1위와의 PoC를 우선순위에 둔 것이다.

이렇듯 하나은행이 발빠르게 독자 노선을 구축하는 건 스테이블코인 발행시장에선 은행들간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배경도 작용한다. 당국에서 구상 중인대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발행시장이 열리더라도 은행법에 따라 다른 기업의 지분을 15%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을 받는다면 결국 3~4개의 은행이 같은 발행 컨소시엄에 참여해야 하는 구조다. 따라서 발행보다 해외송금, 결제 등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서비스가 실질적인 승부처로 인식된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도입되기 전까지 다양한 협력 구도는 다변화될 전망이다. 실시간 정산, AML(자금세탁방지) 체계, 준비자산 관리 등 기술적으로 대응할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누가 더 많은 실증 사례를 가지고 활성화하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발행사업에서는 은행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으니 은행들이 특정 분야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보겠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해외송금 등 활용이나 유통에선 다양한 조합이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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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백지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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