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메타의 텍사스주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최소 120억달러(약 17조 9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주도한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당 채권은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소파이피야 홀딩스(Project Sopaipilla Holdings)의 지분 80%를 보유한 지주회사가 발행한다. 프로젝트에 대한 나머지 20% 지분은 메타가 소유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텍사스주 엘파소 지역에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1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발행사는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에 오는 22일 수요 파악을 위한 비공개 투자자 설명회(컨퍼런스콜) 주관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가격은 이르면 다음주에 정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120억~130억달러선에서 거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타는 루이지애나주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도 유사한 합작투자 구조를 통해 채권을 발행했다. 메타는 지난해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등 자산 운용사들을 통해 27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때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루 아울 캐피털이 프로젝트의 지분 80%를 갖고 메타는 나머지 20% 지분을 소유했다. 발행 당시 수익률은 6.58%에 달했다.
블랙록은 발행된 채권 중 최소 30억달러를 매입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메타가 직접 발행하는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부동산과 인프라를 담보로 해서 안정성도 우위에 있다.
전통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설비 투자는 공모 시장에서 조달한 부채와 자본으로만 충당했다. 최근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모 채권 발행을 선택하고 있다. 직접 채권을 발행하는 대신 합작 투자 방식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제표상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모 채권은 비용이 더 많이 들지만, 데이터 센터에 대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공개하지 않고도 운영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 역시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블랙록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주요 AI기업들과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맺고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인 '얼라인드 데이터센터'를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업체는 미주 전역에 걸쳐 운영·개발 중인 데이터센터가 5기가와트 규모에 달한다.
블랙록이 주도하는 파트너십은 AI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해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자본금과 부채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JP모건은 지난달 발행한 보고서에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은 2030년까지 AI에 약 5조 5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채권 시장을 통해 조달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