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프로그램 중요 설비인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천대가 지난해 현지 '곡괭이산'(픽액스 마운틴) 지하 터널로 옮겨졌다고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이곳을 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 정보 때문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지난해 6월 이란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세 곳에 위치한 핵 시설을 폭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 이후 원심분리기가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콜랑산으로 불리는 곡괭이산은 화강암 지대 지하 300~450피트(91~137미터) 깊이까지 뻗은 지하 요새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핵 설비를 수용할 만큼 넓은 공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수년간 이곳을 감시해왔다. WSJ는 "곡괭이산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공습하기 매우 어려운 곳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란 담당 국장을 지냈던 네이트 스완슨은 "(원심분리기를) 은밀히 빼돌렸다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이란의 의도가 무엇인지 몰라도 (원심분리기 이전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현장 사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WSJ는 "원심분리기가 곡괭이산에 배치됐다고 해서 이곳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건설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파괴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곳에 옮겨뒀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보수 성향 매체 인터뷰에서 "곡괭이산은 크고 강력한 일격을 가할 만한 목표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관련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공했는지, 제공했다면 언제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이스라엘 정보당국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