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다시 찍은 가운데 13일 연속 이어진 미군의 대이란 공습이 지난 24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중단됐다. 중재국 오만이 나선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은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다만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충돌하면서 역내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팽팽하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군은 지난 24일부터 대이란 공습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미군은 이달 11일부터 13일 연속 폭격을 이어온 터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군이 이란 공습을 중단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계획을 지난 24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을 중단한 배경으로 이란과 대화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24일 취재진에게 "우리는 타격할 준비를 마쳤고 즉각 행동에 나설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면서도 "지금 이 순간에도 이란과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물밑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공습중단은 이란과 오만의 호르무즈해협 협상과도 맞물렸다. 26일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4~25일 열린 오만과의 차관급 회담에서 양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공동 원칙과 운영메커니즘'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담은 유익했고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 "양국의 기술적·정치적 협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만은 해협의 통항로를 남북으로 분리해 관리하는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을 공격하는 계획을 보류한 배경에 미국의 요격무기 고갈로 인한 군사적 부담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핵심 참모진과 진행한 비공개 회의에서 댄 케인 합참의장이 대규모 전투작전시 중동 내 방공미사일 재고가 위험수준으로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확전시 드론과 미사일을 총동원한 이란의 반격을 제대로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17일엔 요르단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여러 발이 방공망을 뚫고 미군기지에 떨어져 미군 3명이 사망했다.
전쟁이 확대될 경우 이란의 보복공격에 취약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지역 동맹국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이 확전을 선택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중동의 확전공포에 브렌트유 선물이 지난주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서는 등 경제문제도 트럼프정부가 안고 있는 부담이다.
사우디와 후티반군의 홍해전선은 중동의 또다른 화약고로 부상했다. 후티반군은 25일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운영하는 석유시설을 공격했다. 사우디의 전날 공습에 대한 맞불 대응이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연합군은 전날 후티반군 점령지인 예멘 호데이다의 군사목표물을 공습했다. 후티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세력으로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와 적대적 관계에 있다.
다만 이란은 이 지역의 충돌을 경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국영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예멘의 상황은 사우디와 예멘의 오랜 분쟁에서 기인한 것일 뿐 이란과는 무관하다"며 대화로 풀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