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임 제롬 파월 의장 시기보다 시장과 소통을 축소, 미국 국채 시장의 강력한 매도세를 부추겼음에도 자신의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일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5.2%선을 돌파, 5.21%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가 5.2%를 돌파한 것은 2007년 7월 이후 19년만이다.
FT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워시 의장의 제한된 소통이 국채 금리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가 물가 상승 억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깨졌고 물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국채 가격과 금리(수익률)는 반대로 움직인다.
이와 관련해 워시 의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그가 연준 의장을 맡은 첫 10주 동안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물가 안정에 관한 핵심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점을 비롯, 연준을 개혁하려는 그의 계획이 금리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서다.
워시 의장 측근 인사들은 향후 몇 주 동안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가 심상치 않거나 시장이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반영할 경우 그가 오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CME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선물 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약 55%로 예측한다.
워시 의장 측근 인사들은 "(그가) 통화 긴축을 위해 6조7000억달러(약 9505조원) 규모의 중앙은행 자산표를 축소할 가능성을 제기하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금리가 여전히 (긴축 통화 정책의) 주요 수단"이라며 "향후 회의에서 필요하다면 (금리 카드가) 사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들은 워시 의장이 일종의 '실수'를 인정한 것이 연준 체질 개선이란 그의 의지를 꺾을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본다. 워시 의장의 절제된 소통 전략은 전직 연준 이사였던 그가 복귀한 이후 감행한 가장 큰 변화였다. 워시 의장은 그간 정책 입안자들이 시장에 제공하는 안내(가이던스)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간결해진 소통 전략이 투자자들의 생각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나아가 정책적 실수를 줄여줄 것이란 소신이다.
워시 의장 측 인사들은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며칠 동안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연준이 2%라는 물가 목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이 믿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다.
워시 의장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가질 첫 연설을 통해 자신의 소통 철학과 연준 운영 구상 밝힐 예정이다.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의 전 자문관이었던 에릭 월러스타인 클락타워 그룹 수석전략가는 "이번 연설은 그가 이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러 왔음을 선언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워시는 그간 연준의 실수를 점검하고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