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술 뒤 말 피 수혈받고 사망...일본 의대들, 잔혹한 '인체실험'

마아라 기자
2026.08.10 09:18
제2차 중일전쟁 당시 일본의 폭격이 있기 전 중국 정부가 회의를 개최했던 난징 의사당의 1937년 출판 사진. 기사 참고 이미지. /AFP=뉴스1

과거 침략 전쟁을 벌이던 일본에서 여러 대학이 아동을 포함한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동물의 피 등을 주입하는 비윤리적인 수혈 인체실험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8일 일본 교도통신은 요시나카 다케시 교토대 의학부 임상교수와 함께 당시 의학지 등에 게재된 논문을 검증한 결과, 1937년 중일전쟁 이전부터 태평양전쟁 시기까지 일본 대학에서 수혈 관련 인체실험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실험을 진행한 곳은 교토부립의대, 규슈제국대(현 규슈대), 구마모토의대(현 구마모토대) 등이다. 이들은 환자들에게 장기간 보존된 혈액이나 혈액형이 맞지 않는 혈액을 비롯해 말·소·염소 등의 동물 혈액, 수분을 제거한 건조혈 등을 주입했다.

실험 과정에서 사망한 환자도 있었다. 뇌 수술받은 뒤 말의 피를 수혈받은 남성 환자가 숨졌으며, 골수염으로 입원한 9세 남자아이는 21일간 보존된 혈장을 주입받은 직후 사망했다.

이 같은 실험은 전쟁터에서 혈액이 부족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 혈액'을 찾으려는 목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침략 전쟁으로 부상자가 급증하면서 수혈용 혈액이 부족해지자 일반적인 수혈이 어려운 전선에서 동물 혈액이나 보존혈 등을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피험자 중에는 중국 점령지 주민뿐 아니라 일본 본토의 국민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요시나카 교수는 인체실험이 치료법 개발이라는 측면도 있었다면서도 "(일본 대학들이) 전쟁 수행에 협력하면서 비윤리적인 인체실험에 대한 장벽이 낮아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앞서 1940년 중일전쟁 당시 열린 '육군군진의약학연구회'에서 도쿄 군의학교 교관들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23명을 대상으로 동물의 피를 사람에게 주입하는 이종 수혈 실험을 벌였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이들은 말의 피를 대량 수혈하거나 수술로 목의 혈류를 차단한 뒤 혈청을 주입하는 등의 실험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당시 일본군이 전장에서 출혈에 대응하는 방법을 연구한다는 명목으로 중국에서 유사한 인체실험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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