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백악관을 직접 안내하는 과정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자 공개석상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시 주석이 소리 내 웃는 장면이 포착됐다.
25일 백악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함께 백악관 회랑을 걸으며 역대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와 명패가 전시된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소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있어야 할 자리에 걸린 자동서명기(오토펜·autopen) 사진 앞에서 멈춰 섰다. 오토펜은 미리 등록된 서명을 펜으로 자동 재현하는 장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재임 당시 주요 문서에 오토펜이 사용된 것을 두고 바이든이 실제로 직접 의사결정을 내린 것이 맞느냐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백악관의 역대 대통령 전시 공간에도 바이든의 얼굴 대신 오토펜 사진을 걸어놓으며 이를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이 사진을 가리키며 "이게 오토펜이다. 바이든이다"고 말했다. 오토펜이 대통령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취지의 농담이다. 그러자 시 주석은 소리를 내 웃었고 주변 수행원들도 함께 웃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웃음을 보인 시 주석의 어깨를 친근하게 두드린 뒤 백악관 안내를 이어갔다.
SCMP는 이번 국빈방문 기간 줄곧 절제된 모습을 보였던 시 주석이 이례적으로 웃음을 보인 장면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전날 환영식에서 미군 항공기가 굉음을 내며 상공을 통과했을 때도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옆에 서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놀란 듯 순간적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가리키며 "저게 누구지? 나는 저 사람을 모르겠는데"라고 농담하자 시 주석은 수행단 쪽을 바라보며 다시 짧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만날 때 큰 몸짓과 신체 접촉을 자주 시도하는 반면 시 주석은 상대적으로 격식을 갖춘 태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SNS에서는 시 주석이 이처럼 크게 웃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