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이미지센서 업체 소니그룹(이하 소니)이 대만 TSMC와 손잡고 1조엔(약 9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이미지센서 생산에 나선다. 일본 구마모토현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2029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소니와 TSMC는 구마모토현 고시에 있는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의 이미지센서 공장에 대규모 개발 설비와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소니가 약 60%, TSMC가 약 40%를 출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총투자액은 1조엔에 이른다. 1조엔은 소니 반도체 부분 설비투자의 4년 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존에는 소니가 이미지센서를 개발·양산하고, 연산 처리 부분은 TSMC에 위탁 생산하는 분업 체제를 유지해왔다. 양사는 이번 합작회사를 통해 공동 생산에 나서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이미지센서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새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이미지센서는 애플 아이폰용 고성능 카메라에 공급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AI가 로봇과 자동차 등을 제어하는 '피지컬 AI' 시장까지 겨냥해 AI가 주변 환경과 사물을 보다 정밀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센서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소니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CMOS(상보형 금속산화물 반도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과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세계 1위 업체다. 최근 삼성전자와 중국계 옴니비전 등 후발주자들이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추격하자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TSMC와 협력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다시 벌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TSMC로선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는 동시에 일본 내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이점을 얻게 된다. 대만에서는 2~3나노미터(nm)급 최첨단 공정에 집중하는 한편 일본에선 일본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요리서치 어드바이스의 야스다 히데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이번 투자는 소니와 TSMC 모두에게 사실상 위험 부담이 거의 없는 투자"라고 말했다. 합작회사를 설립하면 소니로서는 막대한 자본 투자가 필요한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고, TSMC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