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0조달러 부채·인플레 공포… 유럽·일본 국채금리 '발작'

뉴욕=심재현 특파원, 권성희 기자
2026.08.20 04:11

세계 덮친 美국채금리 쇼크
美30년물 장중 5.33% 기록, 日10년물은 30년만에 최고
옵션시장선 금리 인하 대비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발행 물량부담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장기채 매도세를 부채질하며 미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 세계 금융시장을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다만 미국 경기가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금리옵션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내년에 금리인하로 정책기조를 바꿀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이날 장중 연 5.33%까지 오르면서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4.757%까지 오르면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다만 마감가는 30년물이 0.02%포인트 하락한 5.285%, 10년물은 0.01%포인트 이상 내린 4.706%였다.

미국 정부의 고질적인 재정적자와 구조적인 물가압력이 국금리를 밀어올린다는 분석이다. 재무부가 조단위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장기국채를 대량으로 쏟아내는 가운데 이란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가격상승 및 인플레이션 불안감과 AI(인공지능) 대기업들의 대규모 채권발행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의 국채소화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전날(17일) 집계한 국가부채는 39조9000억달러(약 5경6338조원)로 이번주엔 40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예산국은 올해 연방정부가 부담하는 연간 국채이자 비용만 1조달러를 넘어서 국방부 예산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발 금리충격은 오랜기간 세계 최저금리의 보루역할을 해온 일본 채권시장으로도 옮겨붙었다. 18일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연 2.95%까지 오르면서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19일엔 다소 하락했다. 일본 국채금리가 뛰는 데는 내부변수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감세 및 재정지출 확대정책으로 국채발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시장을 자극했다.

유럽시장에선 독일과 프랑스의 장기 국채금리가 각각 2011년과 2008년 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월가 전문가들은 글로벌 채권금리 동반급등이 글로벌 자금흐름의 대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일본 국채금리 급등은 그동안 주로 해외자산에 투자된 일본 자금이 자국 내 투자로 방향을 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미 국채를 흔들 수 있다.

다만 금리옵션시장에선 국채시장의 움직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연동돼 움직이는 금리옵션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최근 미국 경제의 약화로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로 전환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미국의 지난 7월 신규고용이 줄어든 데 이어 지난주에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하고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본격화했는데 옵션시장 투자자들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스와프시장에 반영된 금리인상폭을 낮추는 포지션에 자금을 투자한다. 스와프시장이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시장이다. 일부 투자자는 내년 중반쯤 연준의 금리인하에 베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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