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맞불관세'…외신 "멍청한 분쟁, 양국 모두 피해 심각"

고지운 기자, 김완렬 기자
2026.08.24 16:01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분쟁이 극으로 치닫는 데 대해 23일(현지시간) 양국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양보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합의하는 것이 각국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WSJ "역사상 가장 멍청한 무역 분쟁"
/사진=(머틀비치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장 멍청한 무역 분쟁"이란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캐나다의 '차별적' 대우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짚었다. 이번 무역 분쟁은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트럼프 행정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WSJ은 일례로 "왜 트럼프 대통령은 포드를 벌주고 있는 것일까"라고 꼬집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협상이 결렬된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가 대형 및 중형 트럭에 대한 관세를 완화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는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기업포드의 대형 픽업트럭 공장이 있다. 캐나다에서 제조한 자동차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포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포드를 비롯한 미국의 자동차 제조기업에는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되는 50%의 고율 관세도 부담이다. 자동차 차체를 만드는 데 쓰이는 철강과 알루미늄 압연제품 가격은 지난해 각각 22.5%와 40.5% 급등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관세로 인해 올해 25억~35억달러(약 3조4000억원~4조8000억원)의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캐나다와의 무역 분쟁을 끝내달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로비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캐나다와 무역 갈등이 10주 후 치러질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전략도 없이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이유 역시 잦은 무역 분쟁을 벌이는 데 있다는 진단이다.

캐나다 CBC, 일자리 9만개 위기 경고..."고통 따를 것"
/사진=권성근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메일은 신규 관세로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캐나다의 대미 수출 가운데 5%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이날 추산했다. 전자제품과 플라스틱, 종이제품, 가구 등 관세 부과 대상 업종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도 22일 "(캐나다에) 고통이 따를 것"이라며 "캐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관세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레버 톰비 캘거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관세 부과로 "캐나다인 9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CBC에 말했다.

CBC는 "나쁜 거래보다는 거래가 없는 것이 낫다"는 과거 카니 총리의 발언을 언급하면서도 "그렇다고 '거래 불발'이 편안한 선택지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가 간 파트너십에 가격을 부과하는 상황이 "단순히 지나가는 감기가 아니라 몇 년 동안 관리해야 할 만성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캐나다 제1야당인 보수당(CP)은 캐나다 연방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정안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당 하원의원 슈벌로이 마줌다르는 "협상에서 물러나게 만든 미국 측의 제안이 무엇이었는지 캐나다 국민과 의회가 알 권리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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