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다음은 '탈모약'..."주가 2배 뛸 것" 월가 콕 집은 새 '금광'

김완렬 기자
2026.08.31 18:20
A Wall Street sign is pictured outside the New York Stock Exchange in New York, October 28, 2013. REUTERS/Carlo Allegri/File Photo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약 열풍에 이어 미국 월가 투자자들이 탈모치료제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 급등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 조달도 이어지며 탈모 신약이 바이오업계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미 포춘지와 블룸버그는 "월가가 새로운 탈모치료제를 아직 개척하지 않은 '금광'으로 본다"며 탈모 치료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상장한 미국의 바이오제약 스타트업 베라더믹스는 새로운 탈모 치료법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약 500% 급등했다.

베라더믹스는 지난 4월 주력 신약 후보인 미녹시딜 정제가 남성형 탈모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미녹시딜은 1988년 미국에서 최초의 탈모치료제로 승인된 성분이다. 지난 7월에는 여성형 탈모 중기 임상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경우 최초의 경구용 여성형 탈모치료제가 될 수 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해 탈모치료제를 개발하는 '앱사이'의 주가도 올해 들어 2배 이상 뛰었다. 앱사이는 유전성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AI로 설계한 주사제 ABS-201을 개발한다. 지난 6월 일라이 릴리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369억원)를 유치하기도 했다.

펠라지 파마슈티컬스는 지난해 10월 탈모약 개발을 위해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아일랜드 제약사 코스모도 남성 탈모 치료제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놨다.

'제2의 GLP-1' 노리는 탈모치료제

/사진=앱사이 홈페이지 홍보 영상 캡처.

지난해 11월 미국 의학·바이오 전문매체 스탯(STAT)에 따르면 탈모 치료 시장은 약 80억달러 규모이며 지속해서 성장 중이다. 위고비·마운자로와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었듯 탈모치료제가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시장 출시가 가장 가까운 후보는 코스모의 '클라스코테론'이다. 모낭에서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직접 차단하는 원리이며 두피에 발라 사용한다. 코스모는 내년 1분기 규제 당국에 신약허가신청(NDA)을 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모의 새 치료제가 출시되기까지 1년 넘게 걸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앞으로 12개월 간 코스모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뛰어난 상업화 파트너를 확보한다면 코스모의 탈모치료제 매출이 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개발리스크 높고 탈모약 보험적용 논란

다만 신약 개발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공했을 때 큰 수익을 거두는 만큼 임상 실패 위험도 크다. GLP-1 계열 비만약이 성공하기 전까지 수많은 시도가 실패했으며 일부 기업은 파산법정으로 향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비만치료제와의 중요한 차이도 지적된다. GLP-1 치료제는 비만 치료 목적이기에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었지만, 탈모약은 소비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매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본다.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사 오비메드의 매니징 파트너 제프리 쉬는 "비만과 탈모 모두 거대한 소비시장"이라며 "두 분야 모두 상당한 매출 잠재력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탈모치료제를 찾아낸다면 상당한 규모의 잠재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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